괴물과의 우정

있는 모습 그대로의 진솔한 우정을 그려보며…

by 윰다

외딴 마을 게잔(Guezane)에 아주 흉측하게 생긴 남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키는 너무 커서 하늘까지 닿고, 머리카락은 돋보기로 보아야 볼 수 있을 정도로 짧았습니다. 또 눈과 귀는 하나였고, 코 대신 구멍이 나 있고, 이빨은 하나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생물에게 ‘이름 없는’이라는 뜻으로 시칼라비토(Xikalavito)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이 기괴한 생명체는 마을의 아이들에게 못된 짓을 하거나 허락 없이 물건을 가져가거나 어른들을 공경하지 않는 등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있어도 없는 사람 같은 존재였습니다.

사회가 규정한 ‘안 좋은 것’, ‘다른 것’이라는 프레임의 편견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외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정하게 누구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모두가 누군가를 외면할 때 저도 그 속에 끼여 똑같이 행동하던 사람 중 하나였던 것은 분명합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렇게 살아온 과거가 조금씩 후회가 됩니다.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는데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세상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고, 그건 잘못된 거라는 근거 없는 판단을 했었습니다. 그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느낀 누군가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어느 날, 여덟 살 소년 마티크(Matique)는 학교에서 우연히 시칼라비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그날 그 괴물의 꿈을 꾸게 됩니다. 처음에 소년은 괴물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저녁 시간 가족과의 대화에서 꿈속 시칼라비토의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오렌지 씨앗을 삼키게 되면 머리에 오렌지 나무가 자라서 머리에 나무를 얹고 다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소년도 귤, 패션프루트, 오렌지 등의 과일 씨앗을 삼켰던 기억이 있었기에 속으로는 ‘사람 나무’가 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소년은 괴물이 나쁜 의도가 아니라 그저 씨앗을 삼키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하기 위함임을 알게 됩니다. 잠자리에 드는 마티크는 괴물을 또 만나게 될까 봐 조금 무서웠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그를 만나고도 싶어졌습니다. 그날 밤, 마티크의 꿈에 괴물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시칼라비토는 말합니다. 자신은 아무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입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외모가 특이하거나 성향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외면받으며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지도 않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인지 모른 채 미리 판단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이 평가하는 기준에 나의 기준을 그대로 옮겨놓지 말고,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그들의 의도를 알아가려고 애써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소년 마티크는 괴물과의 만남을 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고 그들의 우정을 계속 쌓아갑니다. 사람들은 모두 그 괴물이 악하다고 말하지만, 소년은 괴물의 진심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정도 사랑의 다른 이름일 것 같습니다. 진정한 믿음을 가지고, 서로의 신뢰를 쌓아간다면 외모가 좋든 안 좋든, 삶의 방식이 같든 다르든 큰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살다가 보면 서로의 이익을 위해 만나는 관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사회적 평판, 지위, 이익 관계 등을 모두 제하고, 현재의 있는 모습 그대로 진솔한 우정을 깊이 쌓아가고 싶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친구라면 그 사람의 허술한 부분, 부족한 부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사랑은 그 사람을 아끼기에 부족함마저도 기꺼이 받아줄 수 있는 넉넉함이기 때문입니다. 대신에 그 사람의 강점, 장점을 더욱 사랑하고 북돋우며 늘 하시는 일이 잘 되기를 기도하며 살고 싶습니다. 함께 머무는 순간에 늘 최선을 다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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