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와 응원단상만큼의 거리
3월 4일.
아이는 교복이 어색한 듯 거울을 본다.
급식 시간에 교복에 흘리면 어쩌지. 걱정하는 모습이 귀엽다.
“며칠만 입으면 생활복으로 입고 다녀도 된데.”
나의 말에 아이 표정이 한결 편해진다.
남편이 따라나서자 단호하게 혼자 가겠다는 아이.
교복을 입고 혼자 학교에 가는 모습이 귀엽고 대견한 걸 보니
엄마에게는 개학이 만병통치약 인가보다.
겨울방학 동안신경을 많이 못 써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지만 아이는 그 사이에도 자랐다.
어린이시절을 지나 청소년이 된 아이는 내 예상을 빗나가는 일이 많아졌다.
이제 우리는 함께 또 각각의 삶을 살아가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아이를 우리 집 선발투수라고 부른다.
아이는 선발 투수, 엄마는 코치, 아빠는 프런트 이런 구조였는데
아이가 자라면서 나는 코치에서 응원단장이 되었다.
우리의 거리도 응원 단상과 마운드만큼 멀어졌고 선발 투수 역량에 상관없이 그날의 응원에만 충실해야 한다.
가끔은 마운드로 뛰어내려 가고 싶다.
제구가 이게 뭐냐고.
강한 타자를 만나도 피하지 말고 승부하라고.
구속이 이것밖에 안 나오냐고.
가까운 거리에서 지적하고 싶지만 그저 응원단상에서 지켜보려 한다.
투수에게는 실력을 키워줄 코치들과 감독님이 있기에
연속 볼넷을 주더라도
역전포를 맞더라도
중간에 강판이 되더라도
끝까지 응원하는 것.
이것이 나의 역할임을 깨닫는다.
아이는 언제나처럼 내 걱정보다 단단하고 강한 모습으로 첫 발을 디뎠다.
우리 아들, 중학교 입학을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