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나비

by 윤지안


그녀는 시계를 멈추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그 순간, 세상은 그녀를 버렸다.

처음엔 단지, 지나간 하루를 붙잡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날의 웃음, 그날의 온기, 그날의 목소리.
모두 흩어져버렸기에,

그녀는 시간을 모아 한 마리 나비를 만들었다.

작은 나비는 그녀의 손바닥 위에서 숨 쉬었다.
투명한 날개 사이로 아침의 햇살이 스며들었고,
그녀는 속삭였다.
“잊지 마. 넌 내 어제야.”

하지만 시간이란 잔혹한 생물이다.
그녀가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나비의 날개가 한 조각씩 떨어져 나갔다.
그녀가 웃을 때, 나비는 울었고.
그녀가 울 때, 나비는 조금 더 투명해졌다.

마침내 봄이 끝날 무렵,
그녀는 손을 펼쳤다.
나비는 없었다.
대신 바람이 스쳤다.
마치 오래전의 이별처럼,
짧고, 따뜻하고, 너무 조용하게.

그녀는 그제야 알았다.
시간은 되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품을 수 있는 것이라는 걸.

그래서 그녀는 눈을 감고,
그 나비가 되어 흩날렸다.
세상의 모든 ‘그때’를 향해.
잊히지 않기 위해,
다시 태어나기 위해.


시간의 나비는,

결국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기억이다.
잡으려 하면 사라지고, 놓아주면 마음속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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