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부터인가 나를 들여다보는 일이 두려워졌다.
거울 속의 얼굴은 분명 나인데,
언제나 어딘가 모자란 느낌이 들었다.
조금만 더 예뻤다면, 조금만 더 똑똑했다면,
조금만 더 남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었다면—
이런 가정법만이 나를 살찌웠다.
열등감은 처음에는 작은 가시에 불과했다.
아파도 참을 수 있을 만큼의,
손끝으로 건드리면 금방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그런 가시.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그 가시는 이미 심장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질투하며,
그러면서도 그 사람을 흉내 내고 싶어 했다.
나보다 빛나는 사람을 보면
질투와 동경이 동시에 끓어올랐다.
마치 차갑게 식은 물 표면을
아래에서 뜨거운 불길이 밀어 올리는 것처럼.
사람들은 말한다.
“남과 비교하지 마.”
하지만 열등감이라는 감정은
비교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 존재할 수 없는 생물이었다.
나는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 생물을 키우는 데 매일같이 시간을 쏟았다.
먹이를 주고, 숨을 불어넣고,
때로는 품어 안으며 잠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이상한 사실 하나를 깨닫는다.
내 안의 열등감이
나를 갉아먹기만 하는 괴물이 아니라,
나를 움직이게 하는 유일한 원동력이기도 했다는 것.
누군가보다 뒤처져 있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몸을 일으켜 더 걸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는 절망 속에서,
나는 무언가를 갖기 위해 손을 뻗었다.
열등감이 아니었다면
나는 미래를 향해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 감정을 완전히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완전히 사랑하지도 않기로 했다.
그저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수많은 감정 중 하나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열등감이 나를 흔들어놓을 때,
나는 이제 그 흔들림에 휘둘리지 않는다.
대신 미세한 떨림을 따라
나만의 리듬을 찾으려고 한다.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며,
내가 아닌 누구도 대신 걸어주지 않을 길을 걷는다.
빛나지 않아도 좋다.
누군가에게 뒤처져도 괜찮다.
나만이 내 열등감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게 처음으로 나를 강하게 만든 문장이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약간은 다르다.
조금 더 나를 이해하고,
조금 덜 나를 미워하고,
조금 더 나를 사랑하려 애쓴다.
그리고 나는 안다.
이 변화의 시작점에는
내가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그 단어— 열등감—이 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