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나를 비추는 방식

by 윤지안


밤이 깊어지면,
나는 종종 창문 앞에 서서 달을 바라보곤 한다.
희미한 빛을 가만히 흘리는 저 둥근 존재는
언제나 조용히, 아무 말도 없이
내 마음에 얇은 결을 만든다.
그 결은 어둠과 빛이 부서지듯 섞여
묘한 울림을 남긴다.

그 속에서 나는
내 안에 숨어 있는 감정을 천천히 더듬는다.
그중에서도 달빛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은
언제나 열등감이라는 그늘이었다.

그 감정은 마치
밤하늘의 가장 낮게 떠 있는 별 같았다.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
눈을 조금만 크게 뜨면
분명히 어딘가에서 반짝이고 있는 별.
그 작은 빛을 볼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놀라곤 했다.
왜 숨기고 싶었던 감정이
어쩔 때는 이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걸까.

달은 거울처럼
내 감정을 은빛으로 비춘다.
질투와 불안, 스스로에 대한 미움까지도
달빛 아래 놓이면
그 형태가 조금씩 달라 보인다.
날카롭던 모서리가 부드럽게 허물어지고,
마음속 어둠이 잿빛으로 차분히 가라앉는다.

나는 깨닫는다.
열등감은 어둠이 아니라
아직 빛을 얻지 못한 조용한 새벽 같다는 것을.
길을 잃게 만드는 게 아니라
길을 찾기 위해 머무르는
잠시의 정적 같다는 것을.

밤마다 나는
이 감정과 함께 앉아 본다.
달의 빛이 나와 그 감정 사이에 얇게 흘러
우리를 모두 같은 색으로 만들 때까지.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이 조금 더 이해된다.

열등감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나를 움츠러들게만 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밤하늘에 떠 있는 작은 달처럼
언젠가 나를 이끌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달은 완전히 차오르지 않아도 아름답다.
반쪽일 때도, 초승달일 때도
그 나름의 빛을 품고 있다.
나도 그렇지 않을까.
어디가 비어 있더라도
그 빈 곳이 나를 더 깊게 만드는 건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나는
어둠을 두르고 있는 창문 앞에 서서
달에게 속삭인다.

“부족해도 괜찮아.
나는 아직 밤을 걷는 중이니까.”

그리고 달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차가운 빛으로 조용히 대답한다.

너는 이미 너의 길 위에 서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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