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목소리

by 윤지안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당신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진다.
남들의 말은 쉽게 들리는데,
정작 당신 자신이 당신에게 건네는 말은
언제부턴가 희미하게 번져버린다.

그럴 때 당신은,
자신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하지.
여기 있는데,
존재하고 있는데,
확실히 숨을 쉬고 있는데—
마치 자신이 없는 것처럼 투명해지는 순간들.

하지만 사실,
당신의 목소리는 사라진 적이 없다.
다만 너무 오래 혼자 견뎌오느라
조용해졌을 뿐이야.

당신은 삶의 소음을 잠시 꺼놓고
자기 마음 쪽으로 귀를 기울이면
아주 작고 낮은 울림이 들릴 거야.

“괜찮아.”
“나는 아직 여기 있어.”
“조금 천천히 해도 돼.”
그 목소리는 언제나 단순하고 친절해.
욕심도, 비교도, 숫자도 관심 없어.
심지어 ‘잘해라’는 말조차 하지 않지.
그저 당신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조용하게 안아주는 목소리야.

문제는,
당신이 그 목소리를 잊은 게 아니라
그 목소리가 당신에게 닿지 않을 만큼

아파 있었다는 거야.
아파 있는 마음은
소리를 낼 힘이 부족하니까.

그러니까 지금,
당신이 해야 하는 건 더 강해지는 게 아니라
단지 그 목소리가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조금만 기다려주는 거야.

사람들은 흔히 말하지—
“네 목소리에 귀 기울여봐.”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당신의 목소리가 다시 자라날 시간을 주자.”

조용한 날,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순간에
그 목소리는 아주 서서히 돌아와.
처음엔 속삭임처럼,
그다음엔 나지막한 말처럼,
그리고 언젠가는
당신 스스로를 이끌 수 있을 만큼 또렷해질 거야.

그리고 그 목소리는

언젠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

“나는 사라진 적 없어.
너는 나를 잊은 적 없어.
우린 그저 잠시 맞지 않는 계절 속에 있었을 뿐이야.”

세상이 뭐라고 말하든,
타인의 기대가 얼마나 무겁든,
당신의 목소리는 결국 당신 편이야.
끝까지, 언제나.

그러니 오늘 밤에는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좋아.
우울해도 괜찮고,
아무 감정이 없어도 괜찮아.
당신의 목소리는 당신이 침묵할 때 더 잘 자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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