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건
강해지는 일이 아니라,
기댈 곳이 줄어드는 일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예전엔 넘어지면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 수 있었는데,
이젠 먼저 일어나는 법부터 배웠다.
괜찮다고 말하는 연습이 너무 익숙해져서
정작 괜찮지 않은 날에도
웃는 법부터 떠올리게 된다.
힘들다고 말하고 싶은 밤이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 얼마나,
어떤 표정으로 말해야 할지 몰라
결국 그 말은 마음 안에서만 맴돈다.
괜히 무거운 사람이 될까 봐,
괜히 기대는 사람이 될까 봐
차라리 혼자인 척 버텨본다.
사실 우리는 모두 안다.
완벽하게 혼자 설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아무리 잘 버티는 사람도
어딘가엔 숨 고를 자리가 필요하다는 걸.
기댈 곳이 있다는 건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아무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
울어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오늘 하루를 실패로 끝내고
나를 그대로 두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끔은
"괜찮아?"라는 말보다
"여기 있어도 돼"라는 말이 더 큰 위로가 된다.
세상이 등을 돌린 것 같을 때
누군가의 어깨 하나가
생각보다 큰 집이 되기도 한다는 걸
우리는 몇 번의 밤을 지나서야 알게 된다.
아직도 완전히 강해지지 못한 채
여전히 흔들리면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오늘은 안다.
기댈 곳이 있다는 건
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살아가려는 마음의 증거라는 걸.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런 자리가 되어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괜찮은 어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