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는 설탕을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이 설탕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사실을 모른다.
다만 달다는 것을 안다.
햇빛에 데워진 공기 속에서,
꽃잎 끝에 남은 끈적한 약속 같은 것.
나비는 그쪽으로 날아간다.
이유는 없다.
본능은 언제나 설명을 거부한다.
설탕은 늘 조용히 숨어 있다.
커피 잔 바닥에, 케이크의 결 속에,
누군가의 하루를 버티게 하는 미세한 힘으로.
눈에 띄지 않지만 사라지면 바로 알 수 있다.
삶이 갑자기 씁쓸해질 때,
우리는 그제야 설탕을 떠올린다.
마치 떠나고 나서야 소중함을 아는 사람처럼.
별은 가장 멀리 있으면서도
이상하게도 가장 먼저 말을 건다.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은 대체로
희망이나 기억,
혹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얼굴을 하고 있다.
별을 본다는 건, 지금 이 자리에서
조금 다른 시간을 동시에 바라보는 일이다.
어느 밤, 나는 생각했다.
나비는 설탕을 찾아 날고,
인간은 별을 올려다보며 견딘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단맛 하나에 하루를 넘기고,
아주 먼 빛 하나에 내일을 맡긴다.
그러니까 삶이란
나비처럼 가볍게 흔들리며,
설탕처럼 사소한 것에 의지하고,
별처럼 멀어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컵에 설탕을 하나 넣고
창밖의 별을 잠시 올려다본다.
나비가 모르는 단맛과
별이 모르는 체온 사이에서,
그럭저럭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