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빛났다는 밤

by 윤지안


달이 떠 있는 밤,
나비는 자기 그림자를 데리고 날았다.
빛에 가까워질수록 그림자는 짙어졌고,
그래서 더 천천히 날아야 했다.

어느 순간, 하늘에서 별 하나가 떨어졌다.
소원을 남기지 못한 채,
다 타버린 궤적만 공기 속에 식어가고 있었다.
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 빛으로,
나비와 떨어진 별의 마지막을
같은 온도로 비추고 있었다.

그래서 밤은 슬프지 않았다.
잃어버린 것들도,
도착하지 못한 것들도
모두 한 번은 빛났다는 사실을
달이 기억하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