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않는 빛을 향해, 가볍게 타오르며

by 윤지안


나비는 손에 쥐려는 순간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나비를 소유가 아니라 방향으로 배웠다.
가벼운 날개는 늘 가장 밝은 쪽으로 기울었고,
그 기울기만으로도

오늘이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있었다.

나비는 목적지보다 망설임을 사랑한다.
잠깐 머물렀다 가는 꽃잎 위에서,
삶은 늘 충분히 가볍다는 걸 알려준다.

별은 닿을 수 없다는 사실로 빛난다.
밤이 깊어질수록 별은 더 분명해지고,
우리는 그 거리 덕분에 희망을 배운다.

별빛은 오래된 편지다.
이미 지나간 시간에서 출발해
지금의 나에게 도착한다.
그래서 별을 볼 때면,
아직 오지 않은 내일보다
이미 견뎌낸 어제들이 먼저 반짝인다.

불은 손을 데우고 마음을 태운다.
작은 불씨 하나가
어둠의 중심을 차지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불은 말이 없다.
대신 모든 것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남길 것과 버릴 것을 가차 없이 구분하며,
필요한 만큼만 남긴다.

불 앞에서는 변명도 장식도 의미를 잃는다.
나비의 방향, 별의 거리, 불의 진실.
이 셋이 겹치는 자리에서 나는 하루를 산다.

잡지 않되 향하고, 닿지 않되 믿고,
태우되 남긴다.
그렇게 오늘도—
가볍게 날고,
멀리 바라보고,
따뜻하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