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밤은 유난히 멀리서 빛이 온다.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개를 들게 만드는 빛.
그 아래에 서 있으면,
나는 아주 작고 가벼운 존재가 된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가슴 안쪽에서 작은 날갯짓이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나비 한 마리가 어둠 속을 맴돌 듯,
내 마음은 어딘가를 향해 끝없이 방향을 잡는다.
바람은 차갑다.
차가운 공기는 기억을 또렷하게 만든다.
한때는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았던 것들,
그러나 끝내 내 것이 되지 못한 순간들.
그것들은 밤하늘 어딘가에 매달린 채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에도 계절이 있다면,
지금의 나는
긴 겨울을 지나고 있는 중이라고.
모든 색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오히려 가장 선명해지는 감정이 있다.
그것은 외로움이면서도,
동시에 희망에 가까운 무엇.
닿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바라보는 마음.
그 마음은 스스로를 태우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오래 타오른다.
나비는 빛을 향해 날아간다.
그러나 그 빛이 반드시 따뜻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차갑고,
때로는 너무 멀어서
끝내 닿을 수 없는 방향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비는 멈추지 않는다.
날개는 얇고 연약하지만,
방향만은 단단하다.
나는 그 나비를 닮고 싶다.
상처 입더라도 다시 날개를 펼 수 있는 존재.
누군가의 어둠 속에서도
조용히 방향이 되어 줄 수 있는 존재.
밤이 깊어질수록
빛은 더 또렷해진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미세하게 반짝이는 감정들,
차갑지만 선명한 다짐들.
나는 오늘도 눈을 감고
그 보이지 않는 날개 소리를 듣는다.
가볍고, 그러나 분명한 울림.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어둠 속에서
어딘가를 향해 날고 있는 나비인지도 모른다.
닿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이상하게도 믿으면서.
그리고 그 믿음 하나로
또 하루를 건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