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배웠다.
하지만 나는 안다.
우주에는 귀가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주파수가 있다는 것을.
밤이 깊어지면 도시의 소음은 얇아지고,
건물 틈으로 새어 나온 불빛은 작은 별처럼 흩어진다.
그때 나는 창문을 조금 열어 둔다.
차가운 공기가 방 안으로 흘러들어오면
보이지 않는 파동들이 피부를 스친다.
별은 멀리 있지만
빛은 도착한다.
그 사이의 시간은 침묵이 아니라
오래된 전송 기록이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과거의 주파수일지도 모른다고.
나비는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날갯짓은 너무 가벼워
공기조차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보면
나비의 날개에는 보이지 않는 떨림이 있다.
빛이 닿을 때마다 색이 달라지고,
각도에 따라 다른 스펙트럼으로 번진다.
별이 멀리서 빛으로 말한다면
나비는 가까이에서 색으로 속삭인다.
나는 한 번,
한낮의 공원에서 나비를 따라 걷다가
이상하게도 오래 전의 기억이 떠오른 적이 있다.
누군가의 웃음소리,
햇빛에 반짝이던 머리카락,
그날의 바람.
기억은 늘 직선으로 오지 않는다.
어떤 주파수에 맞닿으면
갑자기 수신된다.
나비는 안테나처럼
내 안의 오래된 신호를 깨운다.
달은 늘 같은 얼굴을 보여준다.
그러나 매일 조금씩 다르다.
달빛 아래에서는 모든 것이 부드럽다.
윤곽은 흐려지고,
상처도 그림자 속으로 잠긴다.
혜성은 다르다.
갑자기 나타나
긴 꼬리를 남기고 사라진다.
달이 반복이라면
혜성은 사건이다.
우리는 대부분 달처럼 살아가다가
가끔 혜성처럼 타오른다.
짧고 강렬한 감정,
예고 없이 시작되는 사랑,
설명 없이 멀어지는 사람.
혜성은 지나가지만
그 궤적은 오래 남는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밤의 좌표 어딘가에 기록된다.
주파수는 맞춰야 들린다.
조금만 어긋나도
잡음이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렇다.
같은 말을 해도
어떤 날은 포근하고
어떤 날은 차갑다.
그 차이는 단어가 아니라
진동의 간격이다.
나는 요즘
내 마음의 다이얼을 천천히 돌려 본다.
너무 높은 곳에 맞추면
빛은 선명하지만 차갑고,
너무 낮추면
따뜻하지만 흐릿하다.
별의 거리와
나비의 근접함 사이,
달의 반복과
혜성의 돌발 사이에서
나는 적당한 주파수를 찾는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우주를 스치는 작은 천체일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별처럼
멀리서 오래 빛나고,
어떤 사람은 나비처럼
한 계절 머물다 사라진다.
어떤 순간은 달처럼
조용히 곁에 있고,
어떤 기억은 혜성처럼
심장을 가르며 지나간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파동으로 남는다.
보이지 않는 진동이
우리의 밤을 채운다.
나는 오늘도
창문을 열어 둔다.
혹시 모른다.
아주 먼 별의 오래된 신호가
지금 이 순간
내 심장과 같은 주파수로
닿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