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마음, 검은 마음

by 윤지안


사람의 마음에는 두 가지 색이 있다.

바다처럼 맑고 깊은 푸른 마음,
그리고 밤처럼 조용하고 무거운 검은 마음.

푸른 마음은 대개 아침에 찾아온다.
창문을 열었을 때 들어오는 바람처럼,
어제의 피로를 살짝 밀어내며
“오늘은 조금 괜찮을지도 몰라” 하고 속삭이는 색이다.

그 마음이 있을 때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도 미소를 건네고,
작은 일에도 이유 없이 고마워하며,
세상이 생각보다 덜 거칠다고 믿게 된다.

하지만 하루가 깊어질수록
어디선가 검은 마음이 천천히 스며든다.

실망했던 말들,
지나가며 들은 무심한 한마디,
혼자 견뎌야 했던 시간들이
밤처럼 마음 위에 내려앉는다.

검은 마음은 나쁜 색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오래 버텨왔는지를
말없이 증명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푸른 마음만으로는
사람이 깊어질 수 없고,
검은 마음만으로는
사람이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늘 두 색 사이에서 흔들린다.

어떤 날은 푸른 마음이 조금 더 넓어지고,
어떤 날은 검은 마음이 조금 더 깊어진다.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조금 더 사람다운 색으로
하루를 살아낸다.

아마 내일도
푸른 마음과 검은 마음이
같은 가슴 안에서
조용히 함께 숨 쉴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바다는 원래 푸르지만
가장 깊은 곳은
언제나
검은색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