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위에 맺힌 물방울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얼음 사이로 번지는 커피의 색은,
마치 시간을 조금씩 풀어놓는 듯하다.
나무의 결이 고요하게 이어진 자리 위에,
작은 달처럼 놓인 디저트들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둥글고 따뜻한 것,
달콤하게 부서질 것,
그리고 그 끝에, 말없이 흘러가는 오후.
우리는 이렇게 사소한 것들 사이에서
자주 멈춰 서게 된다.
특별할 것 없는 한 잔과 한 입의 순간이,
문득 하루의 중심이 되는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시간.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함은 혀끝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다.
언젠가의 비슷한 오후,
비슷한 햇빛,
그리고 비슷하게 아무 일 없던 날.
그렇게 우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 속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완전한 하루는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장면으로
완성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