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사탕 나비

by 윤지안


솜사탕 나비는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를,
달콤한 몽환의 숲에서 태어난 작은 기적입니다.
마치 공기 중에 퍼지는 설탕의 입자처럼 부드럽고,
새벽 안개보다 더 여린 날갯짓을 하며

숲을 누비는 이 존재는
단순한 곤충이 아니라 감정 그 자체입니다.
그들은 마음의 결로 만들어졌고,

꿈에서 피어난 색으로 채워졌으며,
한 번의 비상은 짧은 시(詩) 한 편과도 같습니다.

솜사탕 나비의 날개는 무게가 없습니다.
빛에 닿으면 녹아버릴 것 같은 투명한 분홍빛과 하늘색,
때로는 보랏빛의 층이 겹겹이 쌓여 조용히 떨리며 공기를 가릅니다.
그 날개는 어릴 적 여름 축제에서
처음 맛본 솜사탕처럼 달콤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한 감정을 대신 들고 날아다니는지도 모릅니다.

속삭이는 듯한 바람결에 실려 다니는

솜사탕 나비의 움직임은 마치 음악 같습니다.
그들이 날아오르면 숲은 잠시 숨을 멈춥니다.
나뭇잎도, 이슬도, 바람도 조용히 기다리며,
그들이 남긴 향기와 감정의 흔적을 기억하려 애씁니다.


누군가는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 작은 별가루가 떨어졌다고 말합니다.
누군가는 그들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마음 깊은 곳에 아직 ‘동심’이라는 불씨를 간직한 이들이라고도 하지요.

그들은 어떤 목적도, 급함도, 욕망도 없습니다.
존재 자체가 느림이며, 아름다움이고, 위로입니다.
슬픈 날엔 하늘 높이 날아올라 흐린 구름을 밀어내고,
기쁜 날엔 사람들 몰래 가까이 다가와
따스한 감정을 한 조각 선물합니다.
그 무엇도 설명할 수 없지만,

그 무엇도 부정할 수 없는 감정의 실체—
솜사탕 나비는 그런 존재입니다.

당신이 어느 날 깊은 숲을 걷다가
문득 고요함 속에서 알 수 없는 따뜻함을 느낀다면,
조용히 고개를 들어 보세요.
어쩌면 그 순간, 한 마리 솜사탕 나비가
당신의 마음을 스쳐 지나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다시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숲 속 어딘가에서 천천히,

조용히 날아다니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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