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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Sep 04. 2017

내사랑의 치사랑

모든 육아는 훌륭하다 #64



근래 삶의 화두가 '둘째'다. 

답을 내지 못해 세 살 딸에게 물었다.


"동생이 생긴다면 어떨 것 같아?"

"좋아! 좋아!"

"동생이 생기면 밤에 엄마랑 자려 하고,

엄마 무릎에도 앉으려고 할텐데 그래도 괜찮아?"


동생이란 말에 로켓처럼 방방 뛰던

딸이 엄마의 설명에 겁을 먹었다. 


"....... 그럼 안 좋아. 동생 싫어."


"하지만 동생이 생기면

나중에 재밌게 놀 수 있을텐데?"


아이는 갑자기 여우 이야기를 꺼낸다. 

하마 뱃속엔 뭐가 있냐 묻는다. 

딴짓도 더는 생각나지 않는지 대뜸 묻는다.

 

"엄마. 엄마는 동생이 있으면 좋아?"

"어?"


의외의 질문에 당황해버린 엄마 대신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아빠는 동생이 있으면 기뻐?"

"아빠? 글쎄...

아빠는 기쁜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데?"


살짝 풀 죽은 아이가 안쓰러워

하마 뱃속에 들어간 여우 이야기를 해주려는데

아이가 그런다. 


"......그럼 나도 좋아."


...


내리사랑 > 치사랑의 공식은

이미 어른이 된지 오래인 어른들의

지독한 오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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