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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Sep 27. 2017

당신의 애정결핍은 오해입니다.

모든 육아는 훌륭하다 #65





젊은 시절, 아빠는 바빴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에게 살뜰하지 못했다고 하셨다.

그말에 오랫동안 투덜댔다.

일부러 틱틱대며 내 애정결핍을 과시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

나는 부끄러워졌다.


아빠와 뛰노는 내 딸의 모습에서

아주 오래 전 한 장면이 떠올랐다.


나는 양 발로 아빠 발등에 올라서있었다.

뒤뚱뒤뚱 아빠 발을 타고

무슨 노래를 흥얼거리며 한참을 춤췄다.


그 뿐일까.


놀이공원에서 손 놓친 나를 찾느라

사색이 되었던 그 표정이 기억났다.


내가 지금 이토록 좋아하는 야구란 걸

처음 알았던 그 순간,

내 옆에 앉아 있던 이가 기억났다.



......


내가 시달렸던 건 애정결핍이 아니라

기억결핍이었다.

이만치 사랑받아놓고도 오리발만 내민 고약한 딸.


바쁘게 사느라 딸을 살뜰하게 살피지 못했단 건

'아빠가 너랑 못 놀아줬어'가 아니라

'아빠는 너와 그보다 더 함께 하고 싶었어'.




아빠에게 사랑받지 못한 순간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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