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on Apr 12. 2018

나는 워킹맘 타령이 불편하다.

페이스북 피드와 네이버 뉴스 스탠드에

10초가 멀다하고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워킹맘


이를테면 이런거다.


"어버이날 공휴일로 지정 시

못 쉬는 워킹맘들 대혼란 예상돼"


"자녀 초등학교 입학 시

이른 학교 시간으로 인해

워킹맘 심리적 압박 O배 증가"


"초등돌봄 확대에도

워킹맘이 고민하는 이유"



심지어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의 타이틀도

'워킹맘 보육정책'이다.




온 나라가 나서서

워킹맘의 고충을 덜어주려 난리다.


하지만 정작 이런 기사를 읽고 있으며

현실 워킹맘인 나는

마음이 부대끼고 배알이 꼴린다.


배려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정책이 어긋나서도 아니다.


문제는 각도다.


 




말은 참 힘이 세다.


MB가 청년들더러

'눈높이를 낮추어 중소기업에 지원하라'고 했다.

청년들의 생각은 확실히 굳어졌다.

'그래. 중소기업은 대기업 한참 아래구나.'

(중소기업은 쳐다도 안 보는걸로)


모 재벌 회장이 직원들에게

'안되면 되게 하라'고 했다.

임원들은 생각한다.

'이거 못하면 내가 무능력한거네...'

(돈을 맥이든 애들을 굴리든 되게 하는 걸로)



이 나라의 보육정책이

'워킹맘'을 위해 마련된다고 했다.

전국의 애키우는 집에선 생각한다.

'그래. 육아는 엄마가 하는 거니까.'

(아빠는 회사 일에 전념하는걸로)






가정적인 남편/아빠란 말은 있어도

가정적인 아내/엄마란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냥, 당연한 거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육아의 짐은 엄마의 어깨에 올려져있다.


애가 아프면 엄마가 휴가 내고 간병한다.

애가 방학하면 엄마가 휴가 내고 놀아준다.

애가 뭘 잘못 하면 엄마가 가서 사과한다.

엄마가 일을 하든 하지 않든

그것은 변수가 아니다.


그래서

엄마는 너무 무겁고,

아빠는 결국 소외된다.




지금의 엄마를 덜 무겁게,

미래의 아빠를 덜 외롭게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솔루션은

'육아는 부모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의 변화다.



예산 한 푼 드는 것 아니니 말부터 바꾸자.


워킹맘을 위한 보육 정책이 아니라

맞벌이 가정을 위한 보육 정책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