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상, 공상을 즐겨한다. 나쁜 상상보다는 기분 좋은 상상이나 우연이 일어나는 사소한 상상을 주로 한다. 공부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합격 후 누릴 기쁨을 생각했었고, 브런치앱에 글을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브런치작가가 되어 나의 글이 소개되고, 사람들이 감탄하는 순간까지 상상했다. 처음 가는 장소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는 상상이나 갑자기 자연현상이 일어난다거나 어떤 일을 다르게 수행했을 때, 다른 결정을 했을 때, 다른 물건을 샀을 때 등 사소한 상상하기를 즐긴다.
노력도 하기 전에 행복한 상상을 하기 바빴던 내 삶은 그저 그랬다. 하지만 행복한 상상이 지금의 건강한 나를 만든 지도 모른다. 연년생, 쌍둥이 육아를 하는 중에도 누워있는 아이들을 보며 손잡고 걸어 다니는 순간을 상상하고, 손잡고 걸어 다니는 순간에는 놀이터에 앉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 상상을 했다. 매일아침 강제기상을 하면서도 늦잠을 자고 아이들 스스로 아침밥을 챙겨 먹는 상상을 했다. 그 순간에는 밑도 끝도 없는 상상이었지만 끝없는 육아전쟁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지금은 나의 시간을 온전히 아이들을 위해 쓰지 않아도 되는 상상 속의 그날들이 왔다. 모두의 걱정과 달리 나는 잘해왔고 잘해가고 있다. 오늘도 길모퉁이를 돌며 아는 사람을 만나 수다한판 떠는 순간을 상상했다. 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