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어 미혼>7

에피소드 7. 내가 섹스를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인데?

by 집녀


“야 이 기사 열라 웃겨!"


웃기기는커녕, 정아가 카톡으로 보내준 기사에 선혜는 아침부터 마음이 심란했다.

지방의 한 교수들 회식자리에서 벌어진 성회롱, 엄밀히 말하면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성희롱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특이했다.

선배 여교수가 후배 여교수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다. 엥? 여자끼리?

상황은 이렇다.

교수들 회식자리에서 여교수가 50대 미혼의 후배 여교수를 지목하며

“저 나이 먹도록 섹스도 못하고 가엽지 않나?”

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술 취했거나 미쳤거나, 술 취해서 미쳐졌거나, 원래 그랬거나 상황은 모르겠지만 제정신이 아닌 것 같긴 하다.

결국 후배 여교수가 모욕감을 느껴(당연히 모욕감을 느끼지) 선배 여교수를 상대로 성희롱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는 것이다. 결과는 금전적으로 보상을 해라!로 났단다. 금전적 보상을 떠나 얼마나 치가 떨렸을까. 뭐 그 전 상황이 어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평소에 둘의 관계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둘만 있어도 하기 힘든 말을 심지어 남성 교수들이 있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떠들어 댄 그 여교수는 도대체 뭐냔 말이다. 아니 그런 사람이 교수라니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는 것인가?


선혜는 궁금했다. 나이가 ‘적든 많든’ 미혼남녀가 섹스를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성적 욕구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그들에겐 정녕 궁금한 일이란 말인가? 남의 성생활은 결혼을 하든 안 했든 개인적인 일이다.

선혜는 되묻고 싶다. 결혼한 너네들은 섹스를 그렇게 자주 하냐?

섹스를 못해서 아니 안 해서, 해도 만족하지 못해서 바람피우는 장면을 수없이 목격했던 선혜다.

가족과는 섹스하는 것이 아니라며! 그래서 미혼 남녀의 성관계가 그렇게 궁금한 것인가?


선혜는 얼마 전 (술 취한)지인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그래서 섹스를 안 할 겁니까?”

물론 이 말에는

"그래서 앞으로 남친도 안 만날거고 섹스도 안하고, 결혼도 안할겁니까?"

라는 긴 뜻이 담겨 있다.

선혜는 섹스를 하고 싶다. 감출 수 없는 인간의 본능 아니겠는가.

그런데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지 않는 한 섹스를 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원나잇이라는 사고를 치지 않는 한 말이다.


나이 많은 미혼남녀의 성생활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섹스를 못해서 욕구불만이 가득 차 그것이 히스테리로 나온다는 생각,

두 번째는 난잡하게 이 여자 저 여자. 이 남자 저 남자 닳고 달았다는 생각.


선혜가 결혼한 남녀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섹스해도 감흥이 예전만 못해서 점점 횟수가 줄어드는 부부

두 번째는 아예 섹스를 하지 않는 부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미혼 남녀에게 섹스는 어떻게 해결하냐고 묻는 것처럼

선혜는 대놓고 결혼한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다. 섹스는 잘하고 다니냐고.

그러나 묻지 않는다. 그게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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