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별후

알고 보니 따뜻한 사람
... 정말 차가운 사람

by 집녀

그녀는 같은 회사를 다녀도 말을 별로 섞지 않았다.

인사를 해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개인적으로 톡을 하는 사이도 아니다.

항상 뚱해 보이는 그녀였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힘든 일을 겪은 내게 문자를 보냈다.

심지어 장문의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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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배는 평소 이기적이라 생각했다.

남은 생각 안 하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생각했던 그 선배가

힘든 일을 겪은 내게 한번 찾아오라고 했다.


"네가 꿈속에서 많이 울고 있더라"

선배의 말에 순간 울음이 터졌다.

힘들어 보인다고 말해주니까

무장해제가 되며 회사에서, 회사 사람 앞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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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배는 퇴근할 때 자기 집에 잠시 들르라고 했다.

아파트 앞에서 선배는 비닐봉지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각종 반찬이 담겨 있었다.

입맛 없을 테니 챙겨 먹으라고

몇 년 전 해놓은 장아찌까지 꺼내 전해줬다.

집에서 반찬을 꺼내 먹으며

꼭 보답하자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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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일을 겪으면

주위 사람들의 행동이 크게 다가온다.

가장 힘든 것은 무관심이다.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마음이 진정되기까지,

힘든 마음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렸어.

네가 먼저 연락하기를"

이라며 무관심의 이유를 설명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힘든 사람에겐

문자로라도

괜찮냐고

어떠냐고 물어주는 게 힘이 된다.

고통에 쓰러져 있을 때

그런 문자가 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나를 생각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됐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항상 내가 먼저 연락해야만

답이 오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연락해도 잘 받지도 않는 사람도 있다.

성격이 그려려니 했다

표현을 못할 뿐이지 속은 다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런 사람이었다.

'괜찮니? 힘들지? 밥 챙겨 먹어'라는

그 말 한마디 어려운 사람.


힘든 일을 겪으면 알게 된다.

누가 정말 따뜻한 사람이고

누가 정말 차가운 사람인지,


나는 이제

따뜻한 사람에게 마음을 주고 싶다.

적어도 나의 따뜻함을

따뜻함으로 돌려줄 수 있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싶다.


따뜻한 사람과 함께 하기에도

인생은 짧다.


힘든 일을 겪으면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정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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