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다쳤다.
발이 퉁퉁 부었고 스쳐도 비명소리가 날 정도의 고통이었다.
골절인 줄 알았는데 다행히 인대부상에 그쳤다.
인생 첫 반깁스를 했다.
원래 걷던 걸음의 3분의 1 잔걸음을 걸어야 했다
걸음 속도도 느리고 다리도 아프고 불편했다.
다행히 왼발이라 사는데 지장은 없었다.
운전도 가능했다.
멍 빼는데 치자가 좋다며 엄마가 밤마다 치자팩을 했다.
발이 시퍼렇다 못해 보랏빛이 됐고 발톱은 노란 물이 들었다.
3주가 지났다.
반깁스를 풀지 못하고 있다.
두렵다.
반깁스를 빼고 걷기가 무섭다.
제대로 설 수 없을 공포가 느껴졌다.
누가 발을 밟으면 어쩌나 두렵기도 했다.
발바닥 힘으로 버티던 시절이 언제 적인가 싶다.
반깁스를 하고 급해서 뛰니
사람들이 웃는다.
일부러 안 벗냐고
그런 것 같다.
나의 지지대가 사라질까 봐 무섭다.
혼자 서지 못할까 봐 무섭다.
그래도 언젠가 빼야 한다.
야무지게 두 발로 우뚝 섰던
그 모습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