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별후

24년 동안 미운 정 고운 정...

by 집녀

오늘 24년 동안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됐다.

이게 마지막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당분간이라고 해 두자.

평생 기자밖에 모르던 내가

노조위원장이 됐기 때문이다.

남들이 등 떠밀어 된 것 아니고, 순전히 내 의지로

내가 나섰다.

하루에도 몇 번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냥 참을걸..

하지만 이젠 앞만 보고 가겠다.

세상 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말이다.

어차피 난 요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해 봤자 생각한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니 그냥 오늘을 살자.


언젠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뉴스를 만들 것이다.

회사에서 한자리한답시고 앉아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게 낫다.

내 직업 때문에 이 회사를 왔지 이 회사가 좋아서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자가 막 좋은 건 아니다.

24년 동안 해왔던 것이, 제대로 못한 것 같아서 그게 아쉬워서이다.

기자가 내 적성에 맞아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적성에 안 맞다고 하기엔 24년 동안 해 왔으니...

할 수 있는 게 기자뿐이었나 보다.


우리 엄마는, 아빠는 내가 마이크를 잡고 티브이에 나오는 모습을 제일 좋아하신다. 하셨다....

그래서 당분간이라고 생각하련다.

모든 순간이 마지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큰 위로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순간이 내 인생에 깊이 남을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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