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의미 없다.
의미 두지 말자.
라고 다짐했으나
결국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에
평소보다는 많은 일을 했다.
엄마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하루 휴가를 냈으며,
엄마가 평소 가보고 싶어 했던 장소를 갔으며,
엄마와 맛있는 점심을 사 먹었으며,
엄마와 카페에 가서 커피와 케이크도 먹었으며,
엄마와 새로운 절에 가 봤으며
엄마와 평소에 가던 절에도 갔으며
엄마와 같이 기도도 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해는 어느새 넘어가
주황색 빛이 가늘게 수평선 근처에 남아 있었다.
내일.. 새해...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당연한 내일은 없었다.
당연히 오는 새해도 없었다.
새벽에 들려오던 새소리를
누구는 평생 다시 듣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래서.
내일보다는 오늘에 의미를 두고자 했다.
오늘 하루 행복 했다.
그럼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