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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일상

나 말고 다들 왜 이리 부지런하지

by 집녀

아침에 일어나자 카톡에 온갖 사진들이 와 있다.

일출 사진, 일출을 배경으로 글 쓴 사진,

일출 러닝까지.

정말 대단하다. 존경한다.


아침 7시 반쯤 눈을 떴을 때 해가 떠오르는 듯 날이 밝고 있었다.

일출시간은 7시 40분쯤이라고 들어서

좀 기다려 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다시 이불을 뒤집어썼다.

쏟아지는 잠에 단 몇 분 눈 더 떠 있는 것도 힘들었다.

그런데,

추운 날씨에 일출 명소서 사진도 찍고, 일출 러닝까지 하다니

이불 밖으로 나갔다는 그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결국 눈을 뜬 시각은 오전 9시

그래도 10시를 넘기지 않은 게 어디냐.


다른 사람의 부지런함은 나의 게으름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한편으로는 나처럼 게으른 사람이 돈 벌겠다고 일하는 것을 보면 나도 참 대단하다.

그런데 딱 그까지다.

생존이 걸린 문제라 돈은 벌러 나가지만,

돈 벌고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심지어 먹는 것마저 귀찮다.

누가 차려주면 모를까.

가끔 가다 나의 게으름지수가 어느 정도일까를 생각해 본다.

차려준 밥도 먹기 귀찮으면, 숟가락 들기 귀찮으면

이건 상위 1%에 해당되지 않을까?

먹고살 걱정 없을 정도로 돈이 많았다면 아예 집 밖으로도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생각해 보니,

돈 벌어야 하는 이유가 나를 인간처럼 유지해 주는 원천이 아닌가 싶다.


갖가지 부푼 꿈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늘은 그냥 쉬는 날의 하루로

여전히 게으름을 피우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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