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화난 일 있어?”
무표정한 표정으로 있으면 항상 듣는 말이다.
사람들이 자꾸 묻는 이유를 몰랐다.
얼굴 탄력을 잃기 시작하며 요즘 따라 더 많이 듣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얼굴이 처지기 시작하며 화난 표정의 강도는 더해지기 시작했다.
남이 찍어준 사진에 문득 비친 내 모습은 엄마가 자주 말하는 ‘떡 하나 덜 준“ 사람의 표정 그것이었다. 어릴 적에는 그나마 표현이 ‘다가가기 어려운’,‘새침해 보이는’ 정도였다면 나이가 드니 이제는 그야말로 ‘불도그’같이 화난 표정이 되어 버렸다.
여기에 사투리까지 더해진다.
경상도 사람들끼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서울이나 타 지역 사람들의 경우 내 말투를 들으면 ‘왜 화를 내요?’라고 말한다. 더없이 온화하게, 아무런 문제 없이 일상적의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도 말이다
해가 갈수록 나는 ‘화난 사람의 표본’이 되어가고 있다.
입꼬리 수술이라는 것이 있다고들 한다.
입술 끝이 살짝 말려 올라간 것처럼 성형수술을 하는 것이다. 매력적으로도 보이고 항상 웃는 표정처럼 보일 수가 있다. 잘 못 수술하면 조커처럼 될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입꼬리가 올라가면 ‘돈 복’이 있다고들 한다. 물론 옛말이긴 하지만 아주 ‘치명적으로 매력적’인 복이다.
기분도 좋아진다. 웃을 일이 없다. 회사 다니며, 재테크도 안되고 있고 몸까지 아픈데 무슨 웃을 일이 있겠는가. 그런데 뇌는 속이기 쉽다고 한다. 웃고 있으면 좋은 일이 있는 줄 뇌가 착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기분도 좋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웃기로 했다.
보기도 좋고, 돈 복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지고
글 쓰며 거울을 바라보니 무의식 중에 또 입꼬리가 내려가 있다.
온몸이, 얼굴이 중력을 받아 쳐지더라도 이 입꼬리만큼은 내가 지켜내겠다.
오늘도 나는 입꼬리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