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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일상

자기 피알이 안 되는 사람

by 집녀

회사 누구누구의 공적서를 본 일이 있었다.

각종 수상경력이 줄줄이 나열돼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닌데..

자세히 읽어보니 잘 내세우지 않는 온갖 경력을 다 가져다 붙였다.

보통 굵직굵직한 경력을 적는데,

미주알고주알 다 적으면서

얼핏 보면 엄청 대단한 사람 같아 보였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세히 읽지 않는다.

남의 경력에 뭐 그리 관심이 있겠느냐.

특히 십 수줄로 나열돼 있으면 더더욱 읽지 않는다.

그래서 갖다 붙인 온갖 경력이 페이지를 가득 채우면

얼핏 보기에는 엄청난 효과가 있다.

나 같으면 손이 부끄러워, 낯이 부끄러워하지 못하는 것을

어떤 사람들은 너무나 잘한다.


요즘 세상은 자기 피알 세상이라고 한다.

내가 누구인지, 얼마나 잘난 사람인지 알리지 않으면 모른다고 한다.

이해는 된다.

내가 고생한 것을 알아서 알아주겠지.. 하는 것은 착각이다.

어필을 해야 한다.

우리 회사 승진과정에서 이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착하게 가만히 있는 사람들은 회사가 무시하고

울면서 이리저리 항의하고 다니면 회사가 받아들인다.

'우는 소리 해라'

바로 이 말이 바로 적용되는 것이 우리 회사, 그리고 사회다.


빈수레를 요란하게 만들지도,

그렇다고 큰소리로 떠들지도,

읍소하지도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참 이 세상 살아가기 힘들다.


바로 나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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