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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일상

새벽시간의 즐거움

by 집녀

나는 절대로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

그런 내가 바뀌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저녁의 삶을 포기했다.

어제는 무려 9시 반에 잠들었다.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 한다.

정말 정직한 몸뚱아리다.


새벽시간은 즐겁다.

사람들이 많이 활동하지 않은 시간에

혼자 깨어 있는 것은 특권이다.

세상도 조용하고 핸드폰도 조용하다.

저녁에는 잡생각이 가득하다면

새벽에는 집중할 수 있다.

따뜻한 물을 마시고 침대에 우선 가만히 앉는다.

그리고 책을 집는다.

저녁에 읽으면 수면제 역할을 하던 책이

새벽에는 머리에 쏙쏙 박힌다

한 챕터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운동복을 챙긴다.

출근 전 7시 필라테스.

내게 요즘 새로 생긴 루틴이다.

이석증이 나아서 다시 운동이 가능해졌다.

감사한 일이다.


새벽에 차를 몰고 나오면 불교방송에서 새벽 예불을 한다.

스님의 천수경 독송이 청아하게 울려 퍼진다.

일부러 차 문을 내려서 새벽 공기를 마신다.

입김이 나온다.

오늘 하루도 잘 부탁한다고,

내 자신에게 부탁한다.


언젠가는 이 출근길이 그리워지겠지.

징글징글한 마음이 아니라

아직은 그리워할 때 회사를 떠났으면 좋겠다.

물론 돈 많이 벌어서....


(어제 9시 반 취침은 좀 심했다.. 적어도 11시까지는 견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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