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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일상

하루에 30분, 글 쓰는 시간

by 집녀

"좀 생산적인 글을 써보는 건 어때?"

일기처럼 끄적이며 글을 쓰는 내게

그가 말했다.

'글로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내게

그가 조언한 것이다.


그렇다.

요즘 난 짧은 글들을 쓰고 있다.

루틴은 이렇다.

출근 전 필라테스를 다녀와서

사무실에 앉으면 8시 10분쯤 된다.

엄마가 싸주신 미숫가루와 사과를 먹고,

대충 화장을 한다.

맥심 화이트골드를 하나 타서 모니터를 켜면

8시 반쯤.

이때부터 9시까지

커피를 마시며

나의 글쓰기 시간이 시작된다.


거창한 글도 아니고,

재미난 글도 아니고,

잘 쓴 글도 아니지만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쓰고 있다.

가능한 매일 해야 하는 숙제처럼

지키려고 한다.

물론, 그 루틴이 시작된 것도 최근이다.

이석증이 사라지고 운동이 가능해진 최근부터.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30분이라는 시간은

짧은 글 하나 쓰기에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하지만 좋은 점은 마감이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9시 업무 시작 전에는 무조건 쓰자라는 마음 가짐이 있기에

시간을 보며 가볍게 쫓기는 듯한 마음으로 쓰게 된다.

기자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마감이 되면 능력이 발휘되나 보다.


누가 보는 것도

(그러면서 왜 브런치 올려? 봐 달라는 뜻 아냐?)

누가 좋아하는 것도

(그러면서 '좋아요'에 왜 좋아하는데?)

아니지만

꾸준히 쓰려고 한다.

아침에 볼 일을 보지 않으면 그 하루가 찝찝한 것처럼

이렇게 글을 쓰지 않으면

중요한 일을 빼먹은 것처럼,

오늘 내가 할 일을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좀 생산적인 글을 써보는 것은 어때?"

그의 조언에 나는 입을 삐죽거리며

"그래도 그렇게 끄적이다 보면 글 쓰는 힘이, 글 쓰는 끈기가 생기지 않을까?

언젠가는 뭐를 써야 할지 번개처럼 머리에 떠오를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내 글은 남아 있지 않을까"

거창한 변명이다.


그렇게

결국

오늘도

내 할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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