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별후

'봄은 우울하다'... 했었다...

by 집녀

내게 봄은 우울한 계절이었다.

남들은 꽃구경에 좋다지만

나는 그 찬란한 아름다움이 싫었다.

눈부시고, 아렸다.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

그 찰나의 아름다움이 슬펐다.


새벽 출근길,

어젯밤까지 보이지 않았던 벚꽃이 활짝 폈다.

싱그러움과 비린 냄새가,

봄날 새벽 공기 아래 내려앉아 있었다.

이제 갓 터지기 시작하는 꽃망울은

가득 머금던 수분을 공기로 배출하고 있었다.

'너는 또 돌아왔구나'

벚꽃은 여지없이 올해도 돌아왔다.


차 안에서 내리기 전 눈물이 흘렀다

꽃이 반겨주는 계절이 왔는데

그걸 보지 못하는 아빠가 생각났다.

울지 않겠다 했는데

또 울음이 흘렀다.


계절이 변할 때마다

가슴이 아려온다.

마음을 바꿔먹기로 했는데,

하루하루를 행복하려고

노력했는데,

아빠가 그토록 바랬었을

하루들을 열심히 살기로 했는데,

감정을 잡지 못하는

그런 순간들이 있다


벚꽃이 피기 시작한

고요한 새벽,

아름다움에

서러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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