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인생은 운칠기삼이야!

2025.11.18. 포르투갈 파티마

by 집녀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면 될 줄 알았다.

20년 넘는 직장생활을 하며 느낀 것은

절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은 운이다. 능력도 운이다. 기회를 잡는 것도 다 운이다.

능력 좋은 놈도 운 좋은 놈은 이길 수 없다!

그럼 그 운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파티마는 아주 조그만 마을이다. 성모가 나타나기 전까지 이 마을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

그 많고 많은 전 세계에서 하필 왜 이 마을에 나타났고,

하필 왜 어린 목동 세 명에게 모습을 드러냈을까?


KakaoTalk_20251215_145406408.jpg 세 목동 중 한 명인 루치아. 당시 열 살에 성모를 본 루치아는 이후 수녀가 되었다.


성모는 성직자나, 명망 있는 사람이나, 왕이나, 교수나, 부자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고 어린 세 목동을 선택했다. 10살 루치아, 9살 프란치스코, 7살 히야친타. 혹자는 가장 순수하고 꾸밈없는 영혼을 가진 아이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것 아니겠느냐 관광책자는 안내한다. 근데 아이들은 전 세계 넘치고 넘치는데? 이 애들보다 더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애들이 많았을 텐데? 왜 굳이 이 아이들에게?

KakaoTalk_20251215_145433951.jpg 파티마 목동마을에는 이처럼 성모를 마주하는 목동들의 모습을 만들어놓은 동상들이 있다. 주위에 가톨릭 신자들이 와서 노래를 부르면서 찬양한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넘치고 넘치는 와중에

포르투갈에, 그것도 아주 조그마한 마을에,

그것도 아직 채 열 살이 안된 목동들이 성모를 마주하는 기회.

이것이 노력한다고 이뤄지겠는가?

수십 년 동안, 심지어 죽기 직전까지 간절히 기도했던 사람들의 노력은 허무하지 않은가?

그래서 단호히 말하는 것이다. 인생은 운빨이라고.


성공을, 인생을 운이라고 생각한 순간부터 마음이 아주 편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어떻게 해도 안 되는 것을 두고 아등바등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이 좋은 사람들은 전생에 좋은 일을 많이 했나 보지.

운이 안 좋은 나는 전생에 나쁜 일을 했나 보지.'

라면서. 철저히 윤회적 사고를 갖고 인생을 바라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불교사상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법을 잘 가르쳐준다.

그렇다고 자포자기하고 있겠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성모나 부처가 가르침을 주려고 눈앞에 나타났을 때

그것을 알아보는 능력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다.

혹시 만에 하나 올지 모를 그 운빨이 내게 왔을 때 그나마 놓치지 않기 위함이다.

다만 그뿐이다.


성스러운 파티마에서

운빨운운하는 나의 모습에 헛웃음도 났지만

왠지 부러운 마음은 감출 수 없어

한번 떠들어보는 것이다.


(참고로 파티마 대성당에서 목동의 집을 찾아가는 길을 잘 못 들면 한참 대로변에 매연을 마시며 걷게 된다.

이정표를 절대 놓치지 말자!! 구글 지도가 가르쳐주는 곳이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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