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년 전통 맛집, '로스 카라콜레스'를 다시 찾다

2025.11.28. 스페인 바르셀로나

by 집녀

십 년 전쯤이었으리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장길이었다.


"이 집은 꼭 한번 가보셔야 합니다"


라며 가이드가 안내한 곳이 바로 달팽이 요리로 유명한 '로스 카라콜레스(Los Caracoles)'였다.

달팽이 요리를 처음 먹었을 때의 그 충격이란.

징그러워 못 먹겠다는 생각보다 너무나 맛있어서 더 먹을 수 없을까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이번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이 집을 꼭 다시 찾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웬 걸,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트렌드도 바뀌고, 맛집도 바뀐 것일까.

아니면 맛이 없어져서 문을 닫은 것일까.

집념으로 이름을 다시 기억해 내 검색하자 아직도 건재했다.

무려 190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었다.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 인근에 있는 '로스 카라콜레스' 레스토랑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역사 깊은 식당 가운데 하나로 1835년에 문을 열었다. 100년도 아니고 190년 동안 창업주 가족이 5대째 운영하고 있는 그야말로 유서 깊은 곳이다.

구글 검색으로 찾아간 가게 앞에는 아무도 없었고 가게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가게 바깥에서 통닭을 굽는 것으로 봐서 문을 여는 것 같은데... 하고 있을 때 이제 막 갓 출근하는 직원이 아직 오픈시간이 멀었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예약이 다 차서 'bar'자리 밖에 못 준다고.

예약이 다 찼다는 말에 ' 아 이 집이 아직 건재하구나' 안도하며 무조건 기다린다고 했다.

30분 이상 남아서 식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옆옆 건물에 있는 타파스(스페인 안주) 집에는 줄이 길게 이어지며 우리의 줄을 침범할 정도였다. 우리의 줄이라고 해 봤자 엄마와 나, 그리고 웬 커플 밖에 없었지만.... 아 시대가 바뀌어 맛집도 변하나 보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아무도 줄을 서지 않는 곳에 줄을 서고 있는 내 모습에 사람들이 신기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기다리고 결국 문이 열려 들어가자'bar'자리로 안내했다.

그게 어디냐.

이 집의 명물 달팽이와 달팽이 빵을 시키고, 또 하나의 명물 통닭을 시켰다.

포르투갈 스페인 2주 여행의 마지막 날. 이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


그 예전의 달팽이를 처음 먹을 때의 문화적 충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전한 맛에 추억을 되새기며, 그 맛집에 엄마를 모시고 왔음에 뿌듯해하며

바르셀로나 마지막 밤의 성찬을 자축했다.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좋은 풍경을 볼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 아니겠는가.

내게 엄마는 그런 존재다.

달팽이 요리와 달팽이 모습을 한 빵
가게 입구에서 열심히 굽던 통닭
요리하는 것을 행인들이 볼 수 있도록 해 놨다. 기다리면서 군침을 얼마나 흘렸던지




손님만큼 직원이 많다. 옛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식당 모습





내부 요리하는 공간이 오픈돼 있는 것이 특징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가로수에 반짝이는 장식물들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의 설레임을 더하고 있다.

이제 이 모습도 오늘이 마지막이겠군.

람블라스 거리


배부르고 등 따시고, 깨끗하게 씻고,

그렇게 엄마와 둘이서 침대에 누워 엄마가 좋아하는 축구 경기를 보며

이번 스페인 포르투갈 2주 동안의 여행을 마감한다.


물론 아직 한국까지 돌아가는 일이 남았지만,

비즈니스 좌석이라 그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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