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삶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는 말이다. 사실 이 말이 더 어울리는 사람은 소설을 쓴 마가렛 미첼이 아니었을까. 스칼렛 오하라는 좋아하지만 마가렛 미첼은 존경한다. 내가 정말 되고 싶은 사람 중에 하나다.
라는 다부진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끈기가 없다.
글을 끄적인 적은 있지만 한 번도 끝을 내 본 적이 없다.
회사 생활 때도 글을 쓰긴 했다. 글을 쓰고 싶다는 궁극적 목적보다는 지옥 생활을 탈출하기 위한 대안에서다. 유일하게 있는 그나마 능력이라고는 글쓰기밖에 없던 나다. 대박 나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한 편 써서 지옥 탈출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바람보다는 끈기 부족이 더 강했다. 매번 소설 쓰기에 실패했다.
이런 내게 마가렛 미첼은 좋은 자극제다.
마가렛 미첼은 애틀랜타에서 태어나 기자 생활을 했다(여기까지는 나와 비슷하다). 26살에 사고로 다리를 다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다(이렇게 되지는 않아야 한다! 좋게 그만둬야 한다!) 그때부터 집에서 지내며 3년 동안 역사 로맨스 소설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집필한다. 무려 1000페이지가 되는 소설은 읽어주는 사람이 없어 6년 동안 빛을 발하지 못한다.(내 글은 재미가 없어서 단 20페이지도 사람들이 못 읽을 것이다) 그러다 우연히 미국 뉴욕 유명 출판사 사장이 애틀랜타를 방문한다는 것을 알게 돼 기차역까지 따라가 원고를 넘긴다. 읽어달라고 3번의 전보를 치자 편집장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읽기 시작하다 놀라움에 끝까지 읽게 된다. 여기까지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탄생 배경이다. 대부분의 소설이 그렇듯이 끈기와 집념으로 이뤄낸 성과다.
마가렛 미첼은 이 단 한 편의 소설로 퓰리처 상을 수상한다(이거다! 여러 편 적을 필요도 없다. 단 한편만 잘 써서 평생 먹고살자!). 그리고 단 한 편의 소설만 남긴 채 불의의 교통사고로 49살에 사망한다(이건 절대 아니다, 나는 인세를 받으며 오래오래 놀고먹고 싶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정작 쓰려고 하면 하루에 한 페이지 쓰는 것이 힘들었다. 뭘 쓸지도 모르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한 십분 노트북 앞에서 끄적거리다 자고, 드라마 보고, 인터넷 쇼핑하고... 그게 일상이 됐다.
끈기가 없는 건가 능력이 없는 건가. 둘 다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글쓰기로 먹고살겠다는 꿈은 버릴까도 생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절대 마가렛 미첼 같은 작가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기 운동에 나선 지 50일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까지는 강제하지 않았는데 뭔가를 꾸준히 한 적이 없었다. 수강료를 낸 것도 아닌데 계속 걸었다. 작심삼일로 끝날 줄 알았던 걷기를 50일째 이어오고 있었던 있었다. 이렇게 열심히 걸을 줄 몰랐다.
문득 생각했다. 없던 줄 알았던 끈기가 있다면 글도 써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당장 성과를 보려 하지 말고 우선 하루에 한 페이지라도 꾸준히 쓰려는 노력을 하자. 그럼 언젠가는 한편이라도 써지지 않을까.
다리에 근육이 붙듯이 글 쓰는 근육도 생기지 않을까.
걷기 운동을 마치면 집에 가서 무조건 한 페이지라도 쓰자라는 다짐을 했다.
지금은 글쓰기 기초체력을 키우자. 체력이 있어야, 본 게임을 할 수 있다.
(이 글은 코비드 19로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미국 조지아 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과 6월 사이 100일 동안 걷기 말고는 할 것이 없었던 한 여성의 '처절한'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