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6년도 티케팅 성공 기념! 글라스톤베리를 파헤쳐보자
감격스럽게도 ㅠㅠㅠㅠ 올해 글라스톤베리를 또 가게 되었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글라스톤베리를 처음으로 다녀온 건 2014년. 라이브로 보고 싶었던 '아케이드 파이어'를 나는 피라미드 스테이지에서 보는 영광을 누렸다. 글라스톤베리는 정말... 상상초월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가본 그 어느 페스티벌과도 다른. 1년에 딱 5일만 열리는 평화롭고 신비로운 마법 같은 장소, 팀 버튼스러운 마을(빅 피쉬 비슷)에서 평화를 즐기는 사람들끼리 노래를 따라 부르며 댄스파티가 펼쳐지고 있는 느낌이었달까. 불편한 것도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재밌기도 했고 '아... 내가 지금 이곳에 있구나'를 몇 번씩 실감하면서 글래스톤베리에서 보낸 1분 1초가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불과 며칠 전, 나는 글라스톤베리 티켓팅에 성공했다. 재작년에 갔을 때는 진짜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티켓을 겨우겨우 구했는데. 이번에는 코치(버스)+티켓 패키지를 20분 만에 진짜 쉽게 구한 것이다!!!! 말도 안 돼. 올해 글라스톤베리 여정을 다시 한번 준비하며, 14년도에 다녀온 나의 여행기와 올해의 여정을 브런치에 정리해볼까 한다. 14년도에는 참ㅋㅋㅋㅋ 말도 안 되는 일이 아주 많았지. 지나고 보니 웃음만 나온다. 일단 그럼 글라스톤베리가 도대체 뭔지부터 알아볼까.
* 아래는 제가 1년 전 써놨던 글을 조금 수정했습니다:)
글래스톤베리에 대해서 가장 잘 정리되어 있는 사이트는 여기: http://www.glastoearth.com/the-faq
영문의 압박이 있을 수 있으나, 무려 6개의 파트로 나눠서 열리는 날짜와 글래스톤베리 설명, 티켓 구하기 등 아주 기본적인 내용부터 캠핑 장소나 글래스톤베리 내 다양한 할 것들까지 세세하게 다루기 때문에 이 사이트만 정독하고 가셔도 완전 정복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읽어보는 것을 추천!
공식 사이트는 여기! http://www.glastonburyfestivals.co.uk/
글래스톤베리 라인업 루머를 비롯해 덕질하기 좋은 락 커뮤니티(디씨갤/락 치킨 국제버전)는 여기! http://www.efestivals.co.uk/festivals/glastonbury
기본 정보를 습득하기 좋은 페스티벌 제네레이션은 여기! http://cafe.naver.com/festivalgeneration
그리고. 낄낄거리면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 '기타는 왜 들고 다녀?' 오래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대망의 마지막 장을 장식했던 '글라스톤베리'를 읽으며 꼭 가야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글래스톤베리는 7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페스티벌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역사 깊고 유명한 페스티벌 중 하나로 보통 6월 마지막 주 수요일-일요일까지 열리고, 소머셋의 Worthy Farm이라는 농장에서 열린다. 특징은 히피 정신에서 비롯돼 상업적인 느낌이 전혀 없다. 이런 락페는 처음이었다. 오히려 그린피스나 옥스팸과 같은 단체와 협력해서 환경을 생각하고, 곳곳에서 평화를 외치는 작품이 보인다. 워낙 특별한 곳이라 글라스톤을 다녀오는 것은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음. 숙소에 대해 궁금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 그대로 '농장'이라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궁금하면 구글 위성 맵으로 worthy farm을 검색해보시라! (궁금한 분들은 클릭해보세요ㅋㅋ)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 농장. 건물이라곤 종종 보이는 농장주들의 집 정도??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캠핑이다. 한국처럼 주변 펜션을 찾아본다, 이런 거 없음. 그리고 설령 밖에 나갔다 올 수 있더라도 비추. 그 시간 동안 놓치는 게 정말 많을 거기에:)
면적은: 대략 120만 평(900-1100 에이커) - 축구장 500개 이상 규모
락페 사이트를 두르는 펜스 길이는: 13.5km
무대 수: 크고 작은 무대 최소 100개
피라미드 무대(메인 무대) 앞만 관객 90000명 수용
글래스톤베리 기간에만 쳐지는 텐트 76000개
케이터링 벤더 약 750개
간이화장실 약 5,500개
알록달록 하나하나 다 다르게 생긴 쓰레기통 40000개
매년 팔리는 표 약 14~20만 장
ㅋ ㅑ. 어마어마하다. 무대에서 무대 길이도 어마어마하고.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20만 정도인걸 보면 진짜 도시라고 봐도 될 것 같다. 14년도에 한 섹션에서 다른 섹션으로 걸어갈 때 보니 1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교통편은 없다^^ 그냥 걸어 다녀야 함 ㅋㅋ
티켓 구하기는 정말 하늘에 별따기. 매년 100만 명의 사람들이 티켓 구매를 시도하고, 대략 15만 장의 표는 1시간 반 안에 사라진다. 올해 표 20만 장은 30분 만에 매진됐다. ㅋㅋ 전 세계 페스티벌 음악 덕후들이 시도하고 있으니 뭐..
표를 사기 전에 글라스톤베리 사이트에 이미 개인 정보와 아이디가 레지스터 되어 있어야 한다.
https://glastonbury.seetickets.com/Registration/Register
거의 증명사진 느낌의 개인 사진을 올려야 하고 (은근 사진 규정이 빡세다) 티켓에는 모두의 얼굴이 프린트되어 나오기 때문에 티켓 구매는 꼭 공식 사이트에서! 이베이에서 중고 표를 산다거나 대행 표는 절대 사지 말라고 한다.
티켓은 10월 초에 판매되고, 가격은 1일권 이런 건 없고, 5일권에 220파운드(약 40만원) 정도. 라인업과 경험 대비 절대 비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이다. 숙박도 텐트만 사면 되니 돈이 안 든다.
리세일은 4월에 취소된 표에 한해 열린다. 2014년에 이 취소표를 노렸었는데 ㅋㅋ 리세일 표는.... 1분 안에 사라진다^^ 하하하. 예매한다고 피시방까지 갔었는데 끊임없이 멘붕 오던 기억이... 그래도 올해는 꽤 쉽게 구했다!!
팁을 조금 드리자면, 표 구매에 필요한 사람들의 registration number와 우편번호, 카드번호, 카드 유효기간 등 결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메모장에 모두 정리해두고 복+붙 신공!!
14년도에는 사실 이렇게까지 해도 실패했었다^^^^ 그러나 공식적인 리세일 이후에 비공식적으로 어디에도 알리지 않고 취소표를 풀 때가 있으니... 나는 운이 좋게도 그 구하기 힘들다던 비공식 리세일 표를 구매했었다. 결제 성공했을 때의 그 기쁨이란!!
National Express Coach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을 추천! 공식 사이트에서 버스 티켓과 묶어서 사는 티켓도 있는데 (내가 올해 구한 패키지!) 글라스톤은 '친환경'을 매우 강조하기 때문에 그냥 취소 티켓보다 버스와 묶어서 파는 티켓을 더 많이 푼다. 하지만 이 역시도 워낙 금방 나가고, 이 묶음 티켓을 사게 되면 글라스톤 티켓을 집으로 배송해주지 않고 버스에서 나눠주기 때문에, 버스에 못 타게 되면 티켓이 없어 글래스톤베리 자체에 못 가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에 절대 놓치지 말아야지.
이 버스를 타고 가는 것도 다 같이 신나고 업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엄청 즐거운 경험이라고 들었는데... 14년도의 나는 마약 한 것 같은 이상한 또라이 버스 기사를 만나 예상 도착 시간보다 3시간을 훌쩍 넘기는 아주 희귀하고도 절대 잊지 못할 경험을 하였다.=_= ㅋㅋㅋ 런던으로 돌아올 때 보니 내셔널 익스프레스 버스는 매우 전문적이고 편한 버스였다... 이 얘기는 14년도 후기 스토리에서 더 자세히.
참, 글래스톤베리로 가는 길에 스톤헨지가 있다. 차 타고 가면서도 볼 수 있으니 참고.
버스를 타면 글래스톤베리의 티켓을 팔찌로 교환하는 입구 코앞에서 내려주는데, 그에 반해 자동차를 타고 가면 메인 입구로 못 들어가게 하기 때문에 그 수많은 짐을 들고 엄청난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 (넵... 제가 바로 또라이 버스 기사를 만나 버스를 타고 갔음에도 결국엔 나중에 택시를 타고 간지라 텐트와 침낭과 무거운 배낭을 메고 3킬로 이상을 걸어간 그런 경험을 하였네요ㅠㅠ)
팔찌로 티켓을 바꾸기까지 너무너무나 힘들었으나... 팔찌로 바꾸고 캠프 사이트를 향해 걸어가며 보이는 글래스톤베리의 모습에 초흥분! 이렇게 알록달록하고 예쁜 팔찌로 바꿔준다. 글래스톤베리 현장에서 보니 예전 팔찌들을 안 버리고 몇 개씩 차고 있던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그거 따라 한다고 한 2주 정도는 차고 있다가 너무 까끌거리고 귀찮아서 그냥 빼버렸다 ㅎㅎ
글래스톤베리 티켓을 구하고, 교통편을 구했다면
가장 어려운 두 가지는 해결한 것!! 나는 올해에도 그 어려운 두 가지를 해냈다는 것!
포스팅이 길어지는 관계로 이번 편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다음 편에 이어서 글래스톤베리 이야기를 해보겠어요.
마지막으로 글래스톤베리라는 아름다운 공간과 진정한 축제를 만들어주신
이 모든 걸 시작한 농장주인 Michael Eavis
14년도에 갔었을 때, 무대 옆쪽으로 갑자기 등장하셔서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고, 등장하기만 하면 인기폭발.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이 할배의 모습을 종종 중계해준다)
할아버지 사랑해염
글래스톤베리는 사랑입니다♥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