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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하융 Apr 01. 2017

슬로우 슬로우 치앙마이 #1

 치앙마이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Photo Essay 

4년 전 이 곳에 왔었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선데이 마켓과 빈티지 샵에 들린 이후, 이 곳의 분위기에 이끌려 언젠가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었다. 한 달간 배낭여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왜 치앙마이에서 2주간 지내기로 결심했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가 않는다. 예전에 다시 오기로 결심한 마음과 요즘 주변에서 치앙마이가 계속해서 들려오면서 자연스럽게 첫 행선지로 정하게 되었던 것 같다. 방콕 같은 대도시보다는 조금 더 자연과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었던 것도 한 몫했고, 디지털노마드 관련 소식이 많이 들려오는 것도 한 몫했다. 


치앙마이에 온 지 2주째. 내일이면 다른 곳으로 넘어가지만 벌써부터 이 곳이 그립다.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가 궁금했지만 막상 와서는 CAMP에 한 번 가보고, 관련된 곳이나 커뮤니티는 별로 가보지 않았다. 그 보다도 내 마음이 이끌린 곳들은 아티스트 커뮤니티와 소규모 핸드메이드 샵들, 빈티지 샵과 마켓, 그리고 카페와 레스토랑을 비롯한 치앙마이의 공간이었다. 


아아 치앙마이의 매력이란. 나는 이 곳의 여유로움과 현재에 충실한 삶의 방식, 곳곳의 푸른 정원과 아티스틱한 분위기에 흠뻑 빠져버렸다. 조금은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느끼고 싶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STAY IN CHIANG MAI

치앙마이에서 지내는 내내 좋은 숙소에만 있었다. 첫날 나를 반긴 호스텔은 올드 시티에 있어서 위치도 좋고, 무엇보다도 투명한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식물을 보는 게 좋았다.

아침이면 이 곳에 둘러앉아 아침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햇살과 함께


호스텔 이후에는 운이 좋게도 아는 디자이너 언니가 치앙마이에 살고 있어서 언니네 집에서 가장 길게 묵었다. 그 이후에 공간이 궁금해서 와보고 싶었던 가나다라! 정말 집이 너무너무 예뻤다. 나는 이 곳에서 필카로 사진 찍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작품이었어.

이곳에도 투명 커튼. 예쁜 빈티지 박스.

내 방에 걸려있던 귀여운 거울과 옷걸이. 저 가죽 가방은 호스텔 옆에 있는 Love 70s 빈티지 샵에서 구매하고 엄청 잘 들고 다니고 있다. 가격도 착하고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든다. 

저녁엔 이런 느낌. 글 쓰고 싶고, 그림 그리고 싶고, 사진 찍고 싶고. 창의적인 욕구가 마구마구 솟았던 곳. 

내 작은 방 작은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썼다. 나에게 이상적인 환경이었어.

구석구석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없던 나



오래된 것들과 벼룩시장을 좋아한다면,


치앙마이는 빈티지샵과 마켓 천국이었다. 안 그래도 오래된 것들과 벼룩시장을 좋아하는 나는 이 곳에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걷기도 좋고, 구경하기도 좋고. 퀄리티는 높고 가격은 착하고. 이 곳에 있는 내내 나는 어쩔 수 없이 무언가를 구매하는 나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귀여운 공간이 정말 많다.

치앙마이에는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공간을 만든 아티스트 빌리지가 곳곳에 있다. 이 곳은 그중에서도 주기적으로 마켓을 여는 반캉왓. 어떤 마켓이 열리는지는 공지를 잘 보고 가야 한다.

입구에 식물이 주렁주렁. 치앙마이에는 귀여운 다육이와 예쁜 꽃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너무나 귀여웠던 반 야외 부엌. 특히 벽에 걸린 주방용품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이 곳에서 요리해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았다. 이 가게에서 나는 100바트 (우리나라 돈으로 3300원 정도)에 예쁜 옷 두 벌을 구했다. 

계속 작업 중이던 주인장님 :) 

치앙마이를 돌아다니며 느낀 점 중 하나는, 태국 국민들은 진심으로 국왕을 사랑했다는 것. 그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존경받고 사랑받은 국왕이었다. 어느 공간을 가도 그의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이 곳에서는 내가 말을 걸자 환하게 웃어주던 소녀 아티스트가 국왕의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소소한 제품들 구경하는 재미. 예쁜 물건은 과하게 많다.

치앙마이 = 스쿠터와 식물과 햇살과 앤티크 가구들

선데이 마켓의 빈티지 장난감들

치앙마이의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은 감각도 뛰어나고 실력도 좋다. 

치앙마이에 또 오게 된다면 무조건 또 들릴 가게 중 하나. 



예술가들의 도시, 치앙마이 


치앙마이에 아티스트 커뮤니티가 발달되어 있는 건 치앙마이 대학교 덕도 있는 것 같다. 갤러리와 샵,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 정말 많았다.


실제로 치앙마이 디자인 위크는 킨포크 편집장이 다녀갈 정도로 유명하고 수준이 높다. 치앙마이의 공간과 예술, 작품들을 보면 그들의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다. 살짝 일본 공간들의 장인정신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쁜 공간과 맛있는 음식으로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지만, 삶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와 일하는 방식이 감동을 주는 게 있다.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들은 특히 퀄리티가 좋다. 그에 비해 가격이 말도 안 되었다. 마켓에 가도 그렇고, 샵도 마찬가지고. 

온갖 종이와 오래된 문구류, 바인더를 팔던 곳.

계단에 이파리가 너무 귀여웠다.

이렇게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모아놓고 파는데 이 가게에서도 나는 계속 눈이 돌아갔다.

여기서 일하면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딥디 바인더가 묶은 책들.

작업실 선반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고

나는 왜 이런 공구류가 이렇게 좋은지.

취향 저격

RICE IS LIFE. 위트 있고 예쁜 핸드메이드 제품이 너무너무 많았다. 이 브랜드들도 하나씩 파보면 또 다 이야기들이 있겠지.

올 천연염색 옷들. 정말 예쁘다. 백화점 브랜드 옷들보다도 훨씬 더 마음이 갔다.



숲 속의 빵집과 천천히 내린 커피,

정성 들인 정갈한 음식


토요일 아침에 열리는 나나 정글. 8시에 일어나 일찌감치 이 곳으로 향했다. 아아- 숲 속의 빵집이라니.

빵을 사는데 이렇게 뒤로 연못이 보였다. 나는 이 곳에서 크로와상과 초코머핀을 사 먹었는데 크로와상은 진짜 과하게 맛있었다 ㅠㅠ 

가는 길에도 소소하게 마켓. 마켓 천국 치앙마이!


장인 정신이 느껴졌던 가게 중 하나. 이 곳은 같이 있던 언니가 가장 좋아하던 장소라, 치앙마이에 있는 동안 제일 많이 방문했다. 어찌 보면 일본 같은 장소. 

공간은 작지만 커피도 음식도 말도 안 되게 맛있다.

아,,, 또 먹고 싶다... 이곳의 토스트와 피넛버터 잼. 브리와 사과 베이컨을 올린 바게트도.

장인정신을 느꼈던 또 다른 가게. 마찬가지로 공간은 작지만 서비스와 음식, 공간의 분위기가 감동을 줬다.

오른쪽 여자아이는 매일 양갈래 머리라고.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피자메이커였다. 이 곳은 주문을 하는 즉시, 내가 보는 앞에서 이렇게 직접 파스타 면을 만들고, 그 생면으로 요리를 해준다.

면만 먹어도 쫄깃쫄깃. 

러스틱&블루 이름 그대로 푸른빛과 오래된 느낌의 가구들이 멋스럽던 곳. 브런치가 끝내주게 맛있었다. 치앙마이에서 vegetarian 메뉴의 매력에 빠졌다. 고기가 없어도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먹을 때마다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먹었다.



사진이 많아서 2탄에서 이어서 쓰겠습니다! 혹시 위치가 궁금하신 분들은 제 인스타그램(@alohayoon)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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