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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ra윤희 Apr 17. 2024

아들 여친보다 제가 더 예쁘대요

중2 아들이 요즘 수상하다. 


매일 밤만 되면 여자에게 전화가 온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엔 불길하다.

    

솔직히 문에 귀를 대고 들어보기도 했다.

핸드폰을 살짝 훔쳐보기도 했다.


특별한 얘기는 아닌 것 같은데 대화 시간은 40분을 훌쩍 넘긴다.

이름은 소윤이라고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같은 반 여학생이라고 한다.      


한 번은 아들 학교에 갈 일이 있어서 화장을 곱게 하고 나섰다.

학교에서 우연히 아들과 그 소윤이로 추정되는 여학생을 만나게 되었고,

살짝 어색한 인사를 나누었다.


“엄마, 얘가 소윤이야.”     



저녁 늦게 학원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정말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엄마, 내가 오늘 이상한 소리를 들었어.

소윤이가 엄마가 예쁘대.

자기보다 예쁘게 생겼다고 하던데?!

걔가 안경을 끼긴 했는데... 눈이 많이 나쁜가?”     


여학생이 보통이 아니다.

살짝 무섭다.

센스에 지략에 매너까지 갖췄다.

아무래도 더 꼼꼼히 아들의 동태를 살펴야겠다.      


근데 예쁘단 말을 들으니 아줌마도 기분이 좋다.      


‘이것 봐. 나 이미 넘어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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