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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용 발레리노 마스터 클래스 후기

8월 12일 냉정과 열정사이


3회의 마스터 클래스를 마친 소감을 먼저 쓰고 싶습니다 :)



우연히 주는 감동은 아주 가끔 존재합니다.


저는 무용수들과 일할 때 호락호락한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가끔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_-) 무대에서의 그들의 모습에는 팬의 입장으로 바라보지만 일을 할 때는 서로 간의 위치에서 동등하게 대해야 온전한 파트너십이 형성됩니다. 그렇다고 막 못된 언니, 못된 누나까지는 아니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를 기획하든지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소한 것 하나도 대충대충 넘길 수 없습니다. 무용수들에게 끊임없이 숙제를 내주고 같이 고민하게 하는 아주 몹쓸(?) 기획자입니다. 제가 섭외하는 무용수들이 아무리 최고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그들이 제가 하는 일의 의도를 파악하지 않은 채 진행을 하면 실수나 오류가 나오게 됩니다. 그 실수를 누가 알게 될까요? 바로 참가자들입니다. 이런 캠프의 참가자들은 누구보다 발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기에 흔히 말하는 촉이 좋습니다. 성의 없이 그냥 준비한 클래스는 티가 날 수밖에 없죠. 준비 없는 클래스는 몇 시간동안 유명 무용수를 보고 함께 수업을 했다는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 클래스를 주도하는 무용수 분들은 준비 과정이 좀 괴롭긴 해도 마치고나면 본인들 스스로도 상당히 좋은 시간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유명 무용수와 함께 하는 클래스를 열게 되면 참가자의 발레 경력 레인지를 잡는 것부터 과제가 시작됩니다. 또 이번처럼 여러 무용수를 한꺼번에 섭외할 때 각 무용수의 특징에 맞게 클래스나 세미나의 분위기의 아웃라인을 잡는 것도 기획자가 할 몫입니다. 각 마스터들이 서로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 캠프가 얼마나 중요한지 해외에 있는 그들에게 끊임없이 각인(?)시킵니다. (참고로 저와 가장 오래 일을 한 윤식씨는 제가 무섭지는 않지만, 지영씨가 일을 시키면 ‘아… 저 일은 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한다는 농담을 사석에서 하더군요. 하하하)

결과물만 보면 한 번에 섭외가 척척 된 것 같고, 변수도 없어 보이지만, 이 캠프는 2018년 초부터 기획되었습니다. 실질적 스케줄을 맞춘 건 5월부터였고요. 상당한 변수도 많았습니다. 사실 이건 해마다 있는 일이라서 Plan A가 안되면 Plan B로 갈 수 있다고 염두에 둡니다. 이번에 안되면 다음번에… 뭐 이런 마음으로 일하죠.

그래서 이번에 일반 취미발레인을 대상으로 한 <마스터 클래스>라는 거창한 타이틀에 걸맞게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 준 세 명의 발레리노 분들(김윤식 발레리노, 이승용 발레리노, 안재용 발레리노)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여러 차례 협의를 거치고, 입출국 날짜도 전부 다른 바쁜 분들인데, 더군다나 일 년에 한 번 있는 황금 같은 휴가에 시간을 내준 것도 너무 고맙고요. 아직 한 번의 세미나가 남았지만 우선 3회의 마스터 클래스가 정말 성공적으로 끝난 것에 대한 소회는 꼭 밝히고 싶었습니다.

멋진 마스터들과 멋진 참석자들이 만들어낸 환상의 하모니. 마치 마스터들이 지휘자이자 협연자가 됐고, 참가자들은 오케스트라 멤버가 돼서 제법 근사한 콘체르토를 완성한 기분이 듭니다. 모두 다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해주셔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의 <윤작가의 발레세상> 행보를 기대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




안재용 발레리노 마스터 클래스 후기

냉정과 열정사이


2016년 초 재용군이 몬테카를로 발레단으로 출국하기 일주일 전에 윤식씨를 통해서 우연히 처음 인사를 하게 됐습니다. 첫 날 만남에서는 클래스 들어간 아들 영서를 위해서 재용군의 사인을 대신 받았습니다. 그러다 저서 <어쩌다 마주친 발레>의 사진 모델 중 한명으로 재용군과 영서군이 선정됐고, 그 작업 이후 <우리가 사랑하고픈 그들의 이야기> 인터뷰 시리즈를 통해 친분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개최한 간담회를 통해서 국내 팬들에게 안재용 발레리노를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재용군 같은 경우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해외 발레단으로 입단한 경우라서 우리나라 발레 팬들에게는 공연으로 만날 기회가 없었죠. 그러다 올해 상반기에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퍼스트 솔리스트로 승급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재용군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저로서는 이 모든 과정이 기쁘고 대견하다는 표현 외에는 달리 말할 수 없었습니다.




타고난 신체 조건보다 더욱 감동적인 건 움직이는 순간부터였습니다.

안재용 발레리노가 이번 마스터 클래스에 정한 주제는 <냉정과 열정사이>였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머리에서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복잡한 회로를 가동하고, 몸으로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되 냉철하게 표현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머리도 몸도 전부 과부하로 열정을 가지면 오히려 몸의 부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머리로는 시뮬레이션을 마치고, 몸에서는 논리를 통과한, 그렇지만 자기만의 스토리를 담아서 표현하라는 팁을 주었습니다.

클래스 내내 정말 열정을 가지고 기본부터 꼼꼼한 티칭으로 참석자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워낙 타고난 피지컬이 좋은 무용수로 정평이 나있는데, 그 멋진 몸을 정말 제대로 쓰고 표현할 줄 아는 최고의 마스터였습니다. 안재용 발레리노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얼굴이 너무 잘생겨서 연기 잘해도 연기보다 얼굴이 보이는 배우랄까? 그런데 안재용 발레리노의 움직임을 본 순간 그런 선입견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제가 또 물었죠.

“타고난 신체 조건이 좋은데 어떻게 그런 훌륭한 기본기와 섬세한 움직임을 다 가지고 있나요? 이것도 선천적인 건가요?”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엄청 노력했죠. 정말 많이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요.”

이런 대답이 나오길 바랬는데 진짜 들으니 더욱 감동적이더군요.

뭐든지 우연은 아주 가끔입니다. 사실 가슴 먹먹히 다가오는 우연 같은 감동 뒤에는 시간과 땀과 노력이라는 것이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멋진 결과 이전에 치열한 준비와 노력은 필수인 셈이죠.

이 날 배우는 참석자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며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했던 안재용 마스터의 모습은 모두에게 아주 오랜 감동으로 남을 겁니다. 그리고 젊고 매너까지 좋은 이 멋진 청년이 가는 길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한껏 기대하게 한 훌륭한 시간이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최고의 클래스를 이끌어 준 안재용 마스터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시작(캘리그래피 온강 조윤영님), 클래스 전 스탭진, 캠프 협찬 시바리나 티셔츠 자체 홍보단(ft. 고서현님)


클래스 전 미리 몸풀고 있는 착실한 참석자들, 수업 마친 발레 꿈나무 어린이 청소년들



최고의 클래스를 선물해 준 안재용 발레리노, 너무나 사랑스럽게 클래스에 임해주신 최고의 참석자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 #윤작가의썸머발레캠프 또는 #윤썸발캠 으로 많은 후기 남겨주세요 :)

*본 브런치에 참석자들의 소감이 담긴 후기 댓글도 기다릴게요. 다음 캠프 때 더 많은 준비로 만나요!



글 : 취미발레 윤여사 윤지영 작가

사진 : 윤작가 제공 (단체 사진은 참석자의 동의하에 올림을 알려드립니다)



취미발레 윤여사/윤지영 작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oonballet_writer

안재용 발레리노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jaeyong_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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