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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 Dec 15. 2020

오늘 기분이 못됐습니다.

아니 안됐습니다.

아니 어쩌자고

오늘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안 되는 날인건지.


영하 10도.

출근길


신호등이 바뀌자마자

버스가 정류장을 휘익- 떠나네.

포기하지 않고

전력질주-

숨가쁘게 헉헉헉.

한 정거장을 겨우 따라 잡았네.

오호. 헉헉.


신호등에

멈춘 버스 한 발자국 앞에 두고

풀린 신발끈은 매고 타자

생각했던

내가 참 오만방자했네.


아무리 불러도

버스는 뒤도 안보고

휘익-떠나네.


여차저차 도착한 회사에

하루종일 울그락 불그락

닭으락 닭으락

바보같은 내 기분


퇴근길엔

운이 좋아

지하철 역 나오자마자

집으로 가는 버스가 보이네.


버스일까...

그 자리에

한참을

계속-

서 있네.


체감 온도

영하 2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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