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어쩌자고
오늘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안 되는 날인건지.
영하 10도.
출근길
신호등이 바뀌자마자
버스가 정류장을 휘익- 떠나네.
포기하지 않고
전력질주-
숨가쁘게 헉헉헉.
한 정거장을 겨우 따라 잡았네.
오호. 헉헉.
신호등에
멈춘 버스 한 발자국 앞에 두고
풀린 신발끈은 매고 타자
생각했던
내가 참 오만방자했네.
아무리 불러도
버스는 뒤도 안보고
휘익-떠나네.
여차저차 도착한 회사에서도
하루종일 울그락 불그락
닭으락 닭으락
바보같은 내 기분
퇴근길엔
운이 좋아
지하철 역 나오자마자
집으로 가는 버스가 보이네.
그 버스일까...
그 자리에
한참을
계속-
서 있네.
체감 온도
영하 20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