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먹방

by 윤이

춘천에 춘천학연구소가 세워졌다. 놀라운 일이다. 방문 약속을 잡고 용산에서 기차를 타고 춘천으로 왔다.


아뿔싸, 약속 시간이 다 되었는데 점심을 굶은 탓에 도저히 맨정신으로 대화를 이어가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연구소에 들어가기 전에 뭔가 간단히라도 먹을 만한 게 없나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저 멀리 횡단보도 건너에 토스트 가게가 보인다. 초조한 마음으로 신호를 기다린 끝에 가게로 들어가...려던 찰나에 문 밖에 내가 극혐하는 무인주문기계, 키오스크가. 매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얼른 키오스크를 뚜들겨서 무려 8900원 짜리 토스트 음료 세트를 시켰다.


앉아서 2분 정도 지났을까, 순식간에 음식이 나왔다. 계란이 부루부루하니 맛있는데 뜨거워서 입을 뎄다. 허겁지겁 얼음이 둥둥 떠 있는 차가운 커피를 들이켰다. 이가 시려워서 따뜻한 토스트를 먹었다.


결국 2분 만에 다 먹고 가방을 메고 나왔다.

누가 컵밥 중독자 아니랄까봐, 8900원 짜리 먹방은 굉장히 신속했다.

그 시청자 한 명 없는 짧은 먹방은 나에게 얼얼한 입천장과 약간의 포만감을 남기고 종방되었다.


... 나는 역시 국밥충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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