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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Jazz

1화. La Vie En Rose

by 또바기

3/15(월) 날씨: 맑음


날씨가 좋다. 아침부터 따뜻하게 맞이하는 햇살은 재즈와 함께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 딱 좋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묶고 스피커부터 찾는다. 아직 정리하지 않은 침구며, 각종 서류와 우편물 등 온갖 잡동사니는 다 올라와 있는 책상이며, 집이 정돈되지 않아서 인지, 항상 쓰지만 매번 어디에 뒀는지 까먹어버린다. 어찌해서 용케도 스피커를 찾으면, 그제야 어렵지 않게 선곡을 한다. 아침에 듣는 루이 암스트롱의 ‘La Vie En Rose’는 매일 들어도 달콤하다. 오래간만에 느껴지는 따스한 느낌 속에 재즈가 귀를 간질인다. 나는 재즈가 아직도 좋다. ‘그일’이 있고 나서도 재즈를 들을 수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아니, 어쩌면 그 사건을 이제 놓아줄 때가 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를 만나고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점에 연연하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지금은 다 잊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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