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서 어떻게 경력관리를 할 것인가? 현장에서 만나는 직장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언택트 시대로 접어들면서 취업 정보의 질과 양도 각기 다르게 접하고 있다. 떠먹기만 해서는 취업 정보가 늦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결국 직장인들은 엄청난 고생을 하게 된다. 현대모비스가 최근 정기 공채와 상시 채용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하이브리드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졸업 시점과 연계한 상/하반기 정기 공채에서 신입사원을 우선 선발하고, 사업부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인재가 필요할 때는 수시 채용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즉시 투입 가능한 사람을 뽑겠다는 방안이다. 결국 준비된 인재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오고 있다. 취준생 중에도 여러 기업에 합격한 사람이 있는 반면 서류 전형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빈익빈 부익부 상황이 취준생에게도 찾아왔다. 이토록 어려운 상황에서 직업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직업의 타이틀보다 직업의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
이제 멀티커리어리즘의 시대가 온다 밀레니얼 세대는 멀티플레이에 능하다. 요즘 유행하는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의 의미와 연관성이 있다. 원래 페르소나는 그리스어로 가면이라는 의미다. 현대인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굉장히 많은 가면을 갖고 살아간다. 이 가면을 역할의 관점으로 생각해보자. 이제 하나의 정체성만으로는 살아가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수많은 정체성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때마다 무대가 바뀌는 것뿐이다. 옛날의 사고로 ‘지킬과 하이드’처럼 어떻게 정체성이 여러 개냐고 질문하면 꼰대가 된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상황에 따라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
기존 세대와 다르게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을 한 회사의 경력과 동일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 대신에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만든다. 2012년 포브스(Forbes) 칼럼에서 라리사 포(Lar issa Faw)는 밀레니얼 세대의 멀티커리어리즘(Multi-careerism) 현상을 잘 묘사한 적이 있다. 그는 비아콤(Viacom)의 혁신 사업부 소속 로스 마틴(Ross Martin)의 말을 인용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그저 1루수이거나 좌익수이거나 하지 않아요. 그들은 ‘운동선수’죠. 그들의 외장 하드는 한 번에 여러 일을 하기 위해 어디에든 연결될 수 있어요.”
멀티커리어리즘은 하나의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사회 활동으로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엔잡러와 비슷하다. 엔잡러는 여러 수를 의미하는 알파벳 ‘N’과 일을 의미하는 ‘Job’, 하는 사람을 뜻하는 ‘~er’의 합성어로, 두 개 이상의 직업과 소속을 지닌 사람이자 그런 형태를 일컫는다. 엔잡러는 여러 직장과 직업을 갖는 게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삶을 지향한다. 이제는 N직업을 넘어서 멀티커리어로 업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무작정 멀티커리어리즘을 추구하다 보면 하나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직업에서 일의 단위가 쪼개진다 티모시 페리스(Timothy Ferriss) 그의 저서 『나는 4시간만 일한다』에서 이렇게 질문한다. “백만장자처럼 살기 위해 노예처럼 일할 필요가 있을까?” “40년 동안 일만 하다 은퇴 후 보상받는 인생 계획이 정말 괜찮은가?”
직업(job)에서 일(work)의 단위가 쪼개진다. ‘일자리(job)’가 점점 줄어들면서 저렴한 값에 ‘일(work)’을 제공해줄 사람을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드론 등의 확산으로 더 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다. 결국 옛날의 미디어는 가고, 뉴미디어가 뜨고 있는 현상과 비슷하다. 이제 하나의 품종만 키워서는 안 된다. 여러 품종을 키워서 잘 자라는 것에 더욱더 비료를 줘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른바 다직종(多職種) 멀티커리어리즘의 시대가 출현하는 것이다. 이런 멀티플레이가 중요해진 시대에서는 나의 직업관이 매우 중요하다. 직업관을 확립하기 위한 중요한 질문 4가지를 소개한다.
1. 나는 왜 존재하는가? 2. 내가 특별히 잘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3. 나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4.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결과는 무엇인가? 멀티커리어리즘을 추구하는 사람은 단순한 포지션 플레이어가 아니다. 그들이 야구선수라면 1루수, 2루수, 3루수, 좌익수, 우익수 등 여러 역할을 맡을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밀레니엄 세대는 동시에, 그리고 순차적으로 다양한 일들을 수행한다. 미국의 데브리 대학(DeVry University)과 해리스 여론조사소(Harris Interactive)에 따르면, 4명 중 약 1명(22%)이 전문직에 종사하는 동안 6개 이상의 회사에서 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단 28%만이 일생을 3명 미만의 기업에서 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한 회사나 경력에만 고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들은 일과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직업에 대한 재정의를 내리고 있다. 당신이 진짜 사랑하는 일을 하라 멀티커리어리즘은 여러 일을 분주하게 하는 게 아니다. ‘내가 가장 잘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작업하고 일할 수 있는 공간과 시스템을 갖길 원한다. 일상과 삶에서 놓치기 쉬운 소중한 것들을 간직하고 싶은 이들이 멀티커리어즘의 삶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쉬고 있다는 느낌을 원한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모토는 ‘네가 사랑하는 일을 하라(Tu was du liebst)’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를 추구하는 것이다. 에우다이모니아는 일반적으로 행복이나 복지로 영어화되는 그리스어 단어로, ‘에우’(좋은)와 ‘다이몬’(영혼)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가장 잘하는 것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고, 그 일을 하며 살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번역가, 통역사, 독립 PD, 방송작가, 컨설턴트 등 특정 영역 전문가들이 멀티커리어리즘 신봉했다. 반면 최근에는 유튜버, 블로그 마케터, SNS 마케터, 보이스 코치, 소통 전문가, 경영코치, 커리어코치, 라이프코치 등 분야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직업의 본질은 일이다. 우리는 어느 회사에 합격할지 모른다. 그냥 씨앗을 뿌려야 거둘 수 있다. 지금부터 여러 씨앗을 뿌리는 과정이 바로 멀티커리어리즘의 본질이다. 업의 본질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 일의 기본 가치를 의미한다. 술집이 망하는 이유는 외상값 때문이다. 술집은 본질적으로 외상값을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을 손님으로 해야 한다. 기업 관점에서 보면 술집의 본질은 수금(收金)이다. 이제 우리는 내가 맡은 직보다 내가 하고 싶은 업을 찾아야 한다. 다음 질문을 붙잡고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당신의 업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