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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Dec 18. 2021

산문, 수필, 에세이의 차이부터 알고 써라! 윤영돈

윤영돈 박사 글쓰기 신공

수필과 에세이의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수필=에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엄밀하게 말하면 잘못된 것이다.

우선 범위를 따져본다면 ‘에세이<수필<산문’이다. 가장 큰 범위가 산문(散文)으로 자유롭게 쓴 글을 모두 포괄하는 문학 형태로 소설도 산문에 속한다. 산문은 장산문(長散文)과 단산문(短散文)으로 나누며 장산문은 소설, 동화, 비평 등이요, 단산문은 수필, 칼럼, 소평론, 기행문, 일기, 수기, 서간, 감상문, 수상문 등이다.

반면 수필(隨筆)은 인생과 자연 등 생활에서 직접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쓴 문학 형태이다. 비교적 자유롭게 쓴 글을 ‘따를 수(隨)’ ‘붓 필(筆)’을 써서 수필(隨筆)이라 한다. 수필은 크게 에세이(essay, 중수필重隨筆)와  미셀러니(miscellany, 경수필輕隨筆)로 나누는데, 에세이는 어느 정도 지적(知的)· 객관적· 사회적· 논리적 성격을 지니는 소평론 따위가 그것이며, 미셀러니는 감성적· 주관적· 개인적· 정서적 특성을 가지는 글로써, 좁은 의미의 수필을 말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필문단은 '미셀러니(miscellany)'가 주류를 이룬다. 요즘 '수필'이라고 하는 것이 신변잡기 일기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미셀러니'를 수필의 전부로 생각하는 경향 때문이다. 우리가 쉽게 읽는 수필은 에세이가 아닌 '미셀러니'가 대부분이다.

'수필'은 영어의 'essai'란 말은 라틴어의 'exigere'에서 나왔다. 'exigere'는 '계량하다, 조사하다, 음미하다'라는 뜻이며, 'essai'는 '시험해 보다, 시도하다' 라는 뜻이다. '수필'의  용어는 'essai'나 'essay'가 쓰이게 된 것도,  프랑스의 철학자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비롯되었다. '몽테뉴'는 관직에서 물러나 한가로이 자신의 체험이나 신념을 기술한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 <수상록>이다. 뒤이어, 영국에서 철학자 '베이컨'의 <수필집>이 간행되었고, 이로 부터 서양에서는 본격적으로 수필 문학이 형성되었다. 서양에서 수필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 테오프라스토스, 로마의키케로, 세네카,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적인 저술들이 모두 그러한 수필 작품이다. 이처럼 오랜 맥을 가지고 있는 수필은 현대에 와서 그 태도에 따라 크게 '경수필'과 '중수필'로 분류한다. 경수필은 '미셀러니(miscellany)'로 가볍고 쉬운 느낌의 문장으로 구사되어 있으며 흔히 '몽테뉴적 수필'이라고 한다. 경수필은 개인적 정서와 감정에 의존하여 주관적이며, 서술자인 '나'가 겉으로 직접 드러나 있는 신변잡기 내용이 대부분이다. 반면 중수필은 '에세이(essay)'로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체계적인 논리 구조와 객관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하여 쓰여진 수필로, 무겁고 깊이 있는 느낌의 문장으로 구사된다. 흔히 '베이컨적 수필'이라고 한다. 사회적, 객관적 관심을 표현하며, 서술자인 '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우리가 흔히 대하는 수필은 신변 잡기적이고 개인적인 생각과 체험을 다룬 가벼운 느낌의 수필,

'경수필=미셀러니=몽테뉴적 수필'

보편적 논리와 이성에 의존하며, 논리적이고 논증적인 진술이 드러나고, 지적이며 사색적인 수필,

 '중수필=에세이=베이컨적 수필'

두 종류로 나누는 것이다.


'수필'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쓰인 것은 중국 남송 때의 학자 '홍매'의 <용재수필>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수필이라는 명칭은 '이민구'의 <독사수필>, '조성건'의 <한거수필>, '박지원'의 <일신수필>등 여러 가지 글을 모아 놓은 책들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형식이나 내용에 있어 수필로 분류한 것은 이미 삼국 시대 신라의 한문학에서부터이다. 잡기(雜記), 잡록(雜錄), 잡설(雜說), 만필(漫筆), 만록(漫錄), 필담(筆談), 기문(記聞), 산록(散錄), 연담(軟談), 견문록(見聞錄) 등 다양한 한문학은 거의 수필로 분류된 것이다.

수필은 다양한 분야가 있다보니 문학에서 시와 소설에 비해서 소외된 면이 있다. 국어사전에서도 보면, 소설은 산문체의 ‘문학양식’, 시는 ‘문학의 한 장르’, 동화는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문예작품’이라고 하여 ‘문학’임을 분명히 한다. 그럼 수필은 문학이 아니라 신변잡기란 말인가. 수필도 엄연한 문학에서 하나의 장르이다. 에세이는 붓 가는대로 누구나 쓸 수 있으나 수필은 쉽게 창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예창작학과나 문학가로부터 전문적인 코스를 받는 것을 장려한다. 세상에 스스로 자신의 머리를 깎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쓴 글을 누군가 평가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수필은 하루아침에 쉽게 쓸 수 있는 예술장르가 아니다. 건필을 바라는 마음에 정리를 해본다. 당신은 어떤 수필을 쓰고 싶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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