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현실 공간과 가상 공간의 경계는 더욱더 모호해지고 있다. 채용 박람회, 채용 설명회, 채용 면접 등 메타 버스 채용은 이미 대세가 되었다. 특히 ‘리모트 워크(Remote Work, 업무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공간과 장소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원격 근무의 한 형태)’와 ‘직원 복지’가 결합하면서 여행지에서 업무를 보고 휴식을 즐기는 새로운 근무 형태 ‘워케이션(Workation: Work + vacation)’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이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rology) 기업을 필두로 대기업, 중견기업, 공공기관까지 확산되면
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모빌리티, 소셜미디어, 사이버 보안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을 통해 게임뿐만 아니라 실습, 교육, 면접 등 가상의 경험들이 현실과 긴밀히 연결되고,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을 통해 현실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칠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 지도 검색뿐만 아니 라 포켓몬 고, 이케아 플레이스, 사진 앱 스노우 등 한층 진화된 상호작용이 가능해졌다. 또한 비행기 엔진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정비사 교육에 쓰는 일본항공(JAL), 현장검증 시 3D로 촬영하고 홀로렌즈를 활용해 수사를 진행하는 영국 경찰 등 가상과 현실 두 세계가 공존하는 ‘혼합현실(MR: Mixed Reality)’이 펼쳐지고 있다. 더 나아가 가상 공간이 실제 현실로 착각할 만큼 정교해지면서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을 아우르는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까지 뻗어 나가고 있다. 이처럼 급부상하는 메타버스에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다.
스토리텔링의 종말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경험이 전부인 양 충고하며 가르치려 드는 상사들이 전달 하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더 이상 먹히지 않고 있다. 이제 ‘스토리리빙(StoryLiving)’의 시대다.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야기 자체가 일상이 되고 이를 공유하는 스토리리빙이 실현되고 있다.
2022년 채용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가 ‘MZ세대가 바꾸는 채용 문화의 변화’였다면 2023년은 스토리의 지형이 변화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예전에는 채용이 조직에 들어올 사람을 뽑는 통과의례였다면 최근의 채용은 합격 여부를 떠나 지원자가 조직 문화를 온몸 으로 경험하는 장이 되고 있다. 이제 채용을 단순히 구조화된 프로세스로 이해하는 데서 벗어나 잠재고객과 직원의 경험으로 이해하 는 관점이 필요하다.
회사 이름만 보고 지원하는 시대는 지났다. 회사 이름보다 채용의 브랜딩이 중요하다. 불공정한 채용으로 악명을 떨치는 회사에는 지원하지 않는 Z세대가 늘고 있다. Z세대의 관심사나 취향을 묻거나 유연한 조직 문화, 복지 제도 등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인 스토리텔링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참여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스토리리빙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채용 전반에 채용 브랜딩 전략이 도입되면서 우리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에 대한 스토리가 공유되고 향유된다. 메타버스 같은 가상현 실상에서 면접을 보고 서로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다. ‘스토리텔링’이 작가나 감독에 의해서 선형적으로 흘러가는 구조라면, ‘스토리리빙’은 참여자가 스토리에 직접 개입해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지 고르는 비선형적인 내러티브 방식이다. 모든 것에 내러티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비선형적 내러티브는 어떠한 스토리도 담지 않을 수 있다. 일방적인 스토 리텔링보다 참여하는 스토리리빙이 중요해지면서 이제 단순히 소통 을 넘어서 삶을 향유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채용 트렌드 2023》의 부제는 ‘채용 경험이 만드는 일하는 방식 의 변화’이다. 기업이 채용 공고를 독백하듯 전달하는 시대는 지나 갔다. 단순히 스토리를 주입하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채용 경험에서 사람들이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서로 공유하는 것을 브랜드 가 촉진해야 한다. 스토리를 일방적으로 전달해서는 안 된다. 스토리로 관계를 만들어내는 ‘스토리리빙’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퇴사자와 아름답게 헤어지는 법
코로나를 통해서 전 세계 사람들은 삶에서 돌이킬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미국, 영국 등에는 ‘대퇴사의 시대(the Great Resignation)’가 왔 다. 코로나의 위협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지만, 일을 단순히 생계 유지 수단으로 보던 과거와 달리 일 속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기 시작 한 게 커다란 원인으로 작용했다.
2023년 대한민국에선 취업과 채용, 이직과 퇴사에서 이전에 전혀 경험하지 못한 ‘오프보딩(Offboarding)’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온보딩(Onboarding)’만 중요했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조직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잘 안착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에서 떠나 는 사람도 잘 관리해야 하는 ‘오프보딩’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오 프보딩의 마지막 기억은 그동안의 좋았던 기억을 흔들어놓을 정도 로 강력하다. 퇴사자에게 어떤 조직으로 기억되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에는 회사를 떠날 때 ‘부검 메일(postmortem email)’ 을 남기는 문화가 있다. 수신인은 같이 근무한 직원들이다. 퇴사자 가 초안을 작성한 뒤 직속 상사, 인사 담당자와 논의해서 완성한다. 메일에는 본인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 회사에서 배운 것, 회사에 아쉬운 점, 앞으로의 계획, 넷플릭스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 등을 최대한 상세히 기록한다. 고위급 간부가 회사를 떠날 경우에는 오프라인 미팅 ‘부검 모임(postmortem meeting)’도 갖는다. 부검 메일의 장점은 분명하다. 퇴사자가 쓴 내용에서 회사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칠 수도 있고, 다른 직원들이 퇴사자가 왜 떠나는지 알게 되어 근거 없는 소문이 사내에 퍼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채용 브랜딩은 단순히 채용 경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퇴사 자가 어떻게 인수인계해주느냐는 차후 그 자리를 맡게 되는 구성원 의 성과와도 연결된다. 이제는 퇴사자의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는 것 보다 퇴사자와 아름답게 헤어지는 법을 연구해야 한다.
거꾸로 질문하면 다르게 보인다
사람을 뽑고 육성하는 것은 진짜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무조건 기존 방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뒤집기가 필요하 다. 2022년 채용 트렌드와 관련, 면접관과 면접자가 역할을 바꿔 진행하는 ‘리버스 인터뷰(Reverse Interview)’가 주목받았다. 면접관이 구 직자에게 질문하는 기존 면접 방식에서 벗어나 구직자가 기업에 먼저 질문하고 평가하는 새로운 방식의 ‘역면접’이다. 기업 임원들이 1990년대생 신입 사원을 멘토 삼아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는 ‘리버스 멘토링’을 실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2023년에는 ‘리버스 리크루팅(Reverse Recruit)’, 역채용 트렌드가 뜰 것이다. 채용 담당자가 지원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채용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한 지도 벌써 네 해째다. 이 작업은 한 마디로 채용 트렌드 키워드를 통해 사람을 뽑고 조직에 안착시키고 그들을 제대로 성장시키는 일에 대한 성찰이었다. 채용 트렌드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없던 시기에 채용 트렌드에 대해 집필하기 시작했다. 지난 4년 동안 기업의 채용 담당자와 취준생들을 만나면서 실제 채용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한몫했다고 자부한다.
#채용트렌드2023 #표지
4년째 채용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갖습니다.
이번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01 채용 브랜드 : 회사의 이름보다 채용의 경험이 중요하다
02 메타버스 면접 : 가상현실에서 면접을 본다
03 스토리리빙 시대 : 소통을 넘어 삶을 공유한다
04 워라블 전성시대 : 일과 삶이 뒤섞이는 시대가 온다
05 리버스 리크루팅 : 지원자가 회사를 역채용하는 시대가 온다
06 멀티포텐셜라이트 인재 : 잠재적인 호기심을 가진 다재다능인이 뜬다
07 커리어 포트폴리오 : 포트폴리오로 당락이 결정된다
08 워케이션 : 경치 좋은 공간에서 일한다
09 러닝 어빌리티 시대 : 경력보다 학습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온다
10 시니어 케어 : 젊은이보다 시니어 케어 시장이 늘어난다
《채용 트렌드 2023》에서 새롭게 제시할 10가지 키워드는 채용 브랜딩 시대, 메타버스 면접, 스토리리빙, 리버스 리크루팅, 워라블 전성 시대, 멀티포텐셜라이트 인재, 커리어 포트폴리오, 워케이션 확 산, 러닝 어빌리티 시대, 시니어 케어 등이다. 이들 10가지 키워드를 종합해보면 채용 트렌드를 관통하는 흐름이 바로 스토리텔링의 종 말임을 알 수 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스토리텔링보다 쌍방향으 로 참여해서 경험을 쌓는 스토리리빙의 시대가 오고 있다.
여러 기업들에서 구성원들의 ‘러닝 어빌리티(learning ability)’가 확 산되고 있다. 직원들의 직무 스킬을 업그레이드하는 ‘업스킬(upskill)’ 과 새로운 스킬을 교육시키는 ‘리스킬(reskill)’이 중요해지면서 ‘러닝 어빌리티’가 뜨고 있다. 경력보다 학습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면 서 멀티포텐셜라이트(Multipotentialite) 인재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융복합적’ 인재라 할 수 있다. 취업은 결국 포트폴리오로 당락이 결정되게 마련이다. 커리어 포트폴리오의 시 대다. 또한 덕업일치 전성 시대로 취미가 직업이 된다. 게다가 풍경 좋은 휴가지에서 일하는 ‘워케이션’의 시대다. 초고령화 시대에 시 니어 케어는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앞으로 다가올 5년은 세상을 놀라게 할 급격한 변화로 채워질 것 이다. 2023년 채용 트렌드는 지원자가 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채용 과정을 겪고 회사에 잘 적응하면서 일하다가 퇴사할 때까지 어 떤 스토리가 공유되고 향유되는지가 중요하다. 채용은 기업에는 자 신의 브랜드 스토리를 알리는 과정이 될 것이며, 지원자에게는 개 인의 스토리 조각을 맞출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사실 기회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채용 트 렌드 10가지 키워드를 지침으로 삼아 당신이 펼치고 싶은 스토리 를 생생하게 움직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스토리리빙의 시대로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