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 성공예감
“우리나라 자격증이 몇 개나 될까요?”
숫자는 듣는 순간부터 현실감이 사라진다.
6만 개. ‘자격증 수’가 아니라 ‘자격증 종류’다.
이 말은 곧, 자격증이 많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그 많은 자격증 중, 사회에서 제대로 통하는 것은 무엇인가?”
연초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을 결심한다.
가장 쉽게 선택하는 방식이 자격증 도전이다.
문제는 “도전”이 아니라 “선택”이다.
자격증은 더 이상 희소한 경쟁력이 아니다.
잘 고르면 무기가 되지만, 잘못 고르면 비용과 시간이 새는 ‘구매’가 된다.
자격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정적 이유는 제도 변화다.
과거에는 자격증이 사실상 “허가제”에 가까웠다.
그런데 2007년 이후 민간자격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시장이 급격히 열렸다.
국민 생명·건강·안전 등 일부 영역은 제한되지만, 그 외 영역은 등록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2020년대 들어서는 새로운 민간자격이 매년 대량으로 등록되는 구조가 됐다.
트렌드가 뜨면 자격증도 쏟아진다.
커피만 봐도 그렇다.
바리스타 → 바리스타 강사 → 바리스타 마스터 → 바리스타 매니저…
비슷한 자격증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것은 구조적으로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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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자격 시장에는 익숙한 함정이 있다.
수강료는 무료인데,
교재비·응시료·자격증 발급비가 따라붙는 구조다.
처음엔 부담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조금씩 결제하다가” 어느 순간 총액이 커진다.
민간자격증의 평균 비용은 보통 30만 원에서 100만 원 수준으로 잡아야 한다.
비용 구조는 대개 3가지로 나뉜다.
수강료: 20만 ~ 60만 원
응시료: 3만 ~ 10만 원
자격증 발급 수수료: 5만 ~ 15만 원
즉, 자격증은 “합격”보다 “결제 흐름”이 더 정교한 상품인 경우도 있다.
자격증은 따는 순간 끝이 아니다.
오히려 따고 난 뒤가 시작이다.
민간 자격 운영기관은 매년 등록 갱신 비용을 내야 한다.
이를 내지 않으면 폐지되기도 한다.
또 운영기관 자체가 문을 닫으면,
이 자격증은 이력서에서 활용하기가 애매해진다.
그래서 경력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내 경력을 내가 증명”해야 한다.
자격증은 결국 “제도”가 아니라 “기관의 생존”과도 연결돼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국가에서 주관하는 자격증이 더 공신력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체로 맞는 말이다.
다만 민간자격이라고 모두 쓸모없지는 않다.
중요한 구분은 이것이다.
“등록 민간자격” (누구나 등록 가능, 종류 폭발)
“국가공인 민간자격” (공신력 높은 상위 분류)
국가공인 민간자격은 종류가 매우 적다.
조사해 보면 약 98개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활용도가 높은 자격증은 다음과 같다.
컴퓨터활용능력(컴활)
전산회계·전산세무(회계/세무 관련)
금융권 자산관리사(금융 교육기관)
수화통역 관련 자격
한국어능력시험 등
취업을 위한 ‘기본 체력’이 되는 자격증은 보통 이런 범주에 있다.
자격증의 신뢰도는 “이름”보다 “통과 기준”에서 갈린다.
국가공인 민간자격 합격률: 약 43%
등록 민간자격 합격률: 약 69%
시험만 보면 합격하는 구조인지,
실기와 수행이 포함되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실기가 있고,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반복 훈련이 필요한 자격증은
현장 활용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자격증을 선택할 때 ‘느낌’으로 고르면 거의 실패한다.
대신 아래 3가지를 확인하면 된다.
1. “폐지 여부” 확인
자격증 정보 사이트에서 해당 자격이 유지되고 있는지 본다.
2. “응시자 수·합격자 수” 확인
정말 사람들이 응시하는지, 공급만 많은지 확인한다.
3. “실기 유무·재교육 체계” 확인
실습 기반인지, 자격 유지와 검증 체계가 있는지 본다.
특히 “짧은 시간으로 쉽게 딴다고 홍보하는 자격증”은
기본적으로 의심해 보는 것이 안전하다.
자격증은 누구에게나 같은 의미가 아니다.
주니어에게 자격증은 “검증”이다.
내가 기본기를 갖췄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래서 주니어는 공신력 있는 자격증, 난이도가 있는 자격증에 도전하는 편이 유리하다.
반면 시니어에게 자격증은 “전환”이다. 직무 이동·업종 이동·2막 설계를 위한 레버리지다.
즉, 시니어는 “따서 증명”하기보다 “따서 바꾸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자격증이 실제로 유리해지는 순간은 따로 있다.
채용 공고에 “우대”라는 표현이 들어갈 때다.
그 항목에 들어간 자격증은 실무에서 필요해서 적힌 것이다.
자격증이 많다고 유리한 것이 아니다.
“채용 언어에 포함된 자격증”이 유리하다.
최근 AI 관련 자격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이름이 AI라고 다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공인된 기관이 운영하는지, 실습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AI 자격증 취득”을 내세우는 민간 자격은
채용 담당자 입장에선 크게 평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AI 시대에 필요한 건 “자격증 이름”이 아니라
실제로 도구를 다뤄보고 업무에 적용해본 경험이다.
자격증 6만 개 시대에 중요한 건 단 하나다.
“내가 무엇을 증명하려고 이걸 따는가?”
취업을 위한 검증인가
커리어 전환을 위한 전략인가
실무 능력 확장을 위한 투자인가
자격증은 많아도 된다.
하지만 ‘쓸 수 있는 자격증’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단순하다.
“시간이 들었는가?”
“실기가 있는가?”
“유지·검증 체계가 있는가?”
“채용 시장에서 우대 조건으로 작동하는가?”
자격증은 따는 순간이 아니라,
이력서와 현장에서 살아 있을 때 비로소 ‘자격’이 된다.
KBS 라디오 성공예감 출연했습니다. 애청자로서 기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