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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Apr 15. 2019

눈이 아니라 손으로 읽기:수독(手讀)

독습, 책을 지적 자본으로 바꾸는 10가지 습관

첫째, 독서는 밑줄 긋기에서 시작된다.

밑줄 긋기는 책 읽기에서 이정표와 같다. 책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이정표가 필요하다. 전부 밑줄을 그으면 의미가 없다.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쫙 칠 때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책 안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발견한 탐구자로서, 나만의 발견 지점을 표시하는 것이다.

읽으면서 좋았던 내용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밑줄 긋는 행위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오랜 세월을 이어온 인류의 문화적 유산이다. 밑줄을 긋고 난 후에는 그중에서도 중요한 부분에 동그라미를 쳐 본다. 중요한 문장에는 별표를

그린다. 모르는 단어에는 물음표를 붙여준다. 문단 자체가 좋을 때에는 전체 박스를 친다. 볼펜이든 매직펜이든 상관없다. 연필로 적으면 나중에 지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글씨가 오래되면 번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또한 간결한 기호를 사용해서 독서를 기록해 두면 좋다. 지나치게 장황한 메모는 필요 없다. 간결한 기호를 알아두면 여러모로 쓸모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요점 정리가 잘 된다. 기호는 쓰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옆 페이지를 참고하여 자신의 체계를 만들기 바란다. 복잡하게 생각했던 것을 기호로 나타내면 더욱더 잘 읽을 수 있다.

둘째, 형광펜을 사용해 눈에 띄게 표시한다

요즘은 책 읽기를 할 때 형광펜을 쓰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책을 읽다가 놓칠 수 없는 부분을 만나면 형광펜으로 강조 표시를 해두자. 그 부분이 마치 제목처럼 눈에 띄는 가시적 효과를 볼 수 있다.

형광펜의 굵기와 종류는 대단히 다양하다. 처음부터 형광펜을 쓰기보다는 일단 볼펜 등으로 밑줄을 긋는 것이 나중에 보기에도 좋다. 너무 많은 곳에 형광펜을 칠하면 안 쓰는 것만 못하다. 정말 감명 깊은 부분을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함으로써 서로 공감대를 쌓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형태의 형광펜은 1971년 독일 스타빌로 STABILO 사에서 처음 만들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스타빌로 보스 STABILO BOSS다. 일반적인 펜 사이즈가 아니라 한 손에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에 선명한 컬러감이 스타빌로 보스의 특징인데, 1997년에는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0억 개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형광펜의 탄생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펠트펜 시장에 집중하던 스타빌로 사의 당시 경영진은 미국으로 여행을 갔다가 형광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독특한 디자인 역시 우연의 결과였다고 전해진다. 형광펜 디자인 작업을 하던 디자이너가 끊임없는 수정 요구에 화가 난 나머지, 그만 주먹으로 형광펜의 모형을 납작하게 뭉개 버렸다. 그런데 오히려 그 디자인의 특별함에 반해 제품 디자인으로 선정되었다. 납작한 모양 자체가 기존 형광펜과는 다른 색다른 디자인으로 제품의 특징이 된 것이다.

굵은 색과 가는 색, 두 가지 형태의 형광펜을 함께 쓰고 싶을 때는 일본 지브라 ZEBRA사에서 나오는 오프텍 케어 OPTEX CARE 투웨이 2 Way 방식이 좋다.

모나미 Monami의 에센티 스틱 essenti stick도 가성비가 좋아서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단, 형광펜의 색이 너무 짙으면 글씨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셋째, 기억에 남은 내용은 단 한 줄이라도 자기 손으로 써 본다

생각은 찰나에 온다. 그 찰나를 놓치면 다음에 생각해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을 때면 항상 펜을 지참한다. 펜은 빨강, 초록, 파랑의 삼색 펜이면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빨간색으로, 유용한 정보는 파란색으로, 개인적인 마음에 든 부분은 초록색으로 쓴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상기하기 좋다. 포스트잇이나 기자들이 자주 쓰는 손바닥 만한 노트 또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눈에 띄는 문장을 찾았다면 그 문장을 노트에 옮겨 보자. 감명 깊은 문장을 다시 읽어보는 희열은 느껴본 사람만이 안다.

책의 텍스트 옆, 빈 공간에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아 몇 마디 적는다. 밑줄을 긋고, 빈 공간에 내 생각을 문자화하는 행위는 하나의 성찰 reflection이다.

넷째, 독서 노트를 적어 본다

인상적인 문장만 옮겨 놓아도 독서 노트로써의 의미가 생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느라 곧장 옮기기 힘들다면 포스트잇에다 간단히 적는다. 나중에 한꺼번에 옮겨놓아도 좋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 책과 관련 정보를 손으로 적어 둔다.

저자, 책 제목, 출판사, 출간일 등 간단한 정보를 쓴다. 번역서의 경우에는 원서는 언제 출간되었는지, 한국에는 언제 출간되었는지 자세하게 쓴다.

다섯째, 메모한 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공유한다

외장하드나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곳에 공유하자. 책에서 읽은 좋은 문구나 자신의 독서 노트를 공유할 생각이 있다면 SNS 공간을 추천한다. 트위터는 140자 제한이 되어서 짧게 쓰기 좋다. 페이스북에 쓸 때는 새로운 기능인 ‘텍스트 배경’을 사용하면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 텍스트 배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130자 이내로 써야 한다(분량이 그 이상이면 배경 적용이 되지 않는다). 공유할 내용이 많다면 블로그에 올린 후에 페이스북에서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스타그램은 손으로 쓴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기 제일 좋은 도구다. 해시태크#를 붙이면 널리 알리는 데 유리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나중에 찾기에 편리하다. 그림을 덧붙이면 더욱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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