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 할머니 생신 케이크

< 윤공룡 그림일기 >

by 윤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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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생신 케이크


코로나 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에 생길 수 있는 에피소드가 아닐까 합니다. 올해 여든두 번째의 생신을 맞이하게 되신 할머니의 케이크를 구매하기 위해 동생과 빵집에 갔습니다. 우유를 못 드시는 할머니를 염두해 한참을 케이크 성분을 검색하며 고민하였고, 주인아주머니께서는 고르면 불러달라는 얘기와 함께 다른 손님을 응대하고 계셨죠. 동생과의 열띤 토론을 마친 뒤 마침내 적절한 케이크를 고르고 포장을 부탁드렸습니다.


"초는 몇 개나 드릴까요?"

- "여든세 개 주세요!"


올해 여든두 번째 생신이지만, 동생은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넉넉하게 여든세 개 를 달라고 했죠.


"열세 개요~? 어디 보자..."

- "네."


이때부터 이상해지기 시작한 대화... 동생과 아주머니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그런진 몰라도 열세 개와 여든세 개의 전혀 다른 숫자를 확인하며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게 너무 웃기고 신기하더라고요. 초를 열세 개를 꺼내서 포장 상자에 넣으시길래 얼른 다급하게 대화를 끊었습니다.


그제야 아주머니께서는 여태까지 여든세 개를 얘기한 거냐며 멋쩍은 듯 웃으시며,


"코로나 19 때문에 마스크 쓰고 얘기하다 보면 잘 안 들리더라고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ㅎㅎㅎ 조카의 생일 케이크를 사러 온 줄 알았다며, 할머니 생신인 줄 몰랐다는 말씀과 함께 저희 남매와 아주머니 모두 웃으며 얘기했던 순간이에요.


비록 코로나 19 때문에 편안한 일상이 많이 불편해지고 누리던 것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어쩌면 소중했던 일상을 당연시 여기던 그때를 그리워하며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다시 한번 깨우치고 알아갈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봅니다.

(이젠 충분히 알았으니 코로나 19가 얼른 종식되길 바랄 뿐이에요..ㅠㅠㅠ)


곧 다가올 다시 그때의 일상을 그리며, 다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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