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9 그리고 혼자의 서재
마리 로랑생의 한국 첫 특별전.
참 좋아하는 화가, 남들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소중한 친구 같은 화가. 스무살 즈음 나를 지배하던 여러가지 혼돈의 상황들이 박제된 듯한 작품들.
어린 내가 느꼈던 많은 감정들을 되새겨본 시간.
하지만 그 시간들에 함몰되기 보다는 마리 로랑생이라는 한 뛰어난 작가의 작품과 일생을 곰곰히 읽어보았다. 그녀는 결코 잊혀지지 않는 자가 될 것이다.
바닷가 옆 외할머니집에서 살때 매일 보던 그림.
벽에 걸린 달력 일년 열두달이 모두 그녀의 그림이었다.
밤에 파도 치는 소리가 들리는 그 집.
내 방 좌식 책상에 앉아서 달력이 한장씩 넘어가는 동안에도 매일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림들.
때론 말도 걸어보고 그러다가 밤새 노트에 뭔가를 끄적이던 때가 있었다.
영혼이 무겁고 희미하던 그 시절에 매일 위로가 되준 그림들.
선릉에서 신발 해프닝의 주인을 만나서 미안한 마음을 표하고, 내 신발과 교환을 하였다. 내 신발 안에는 양말 두 짝이 들어있었다.
최인아 책방에 들렸고, 책을 몇 시간 읽다가, 혼자의 서재에 들렸다. 조만간 다시 가서 조용한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