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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LUE NOTE

솔의 눈

by 곽소민

솔의 눈



잃어버리는 물건들

날마다 늘어난다


꿈 속에 흘리고 다닌 눈물이

많아질 때 마다


검은 기억들이

유리창을 두드린다


창을 닫고

커튼을 치고

안과 밖 모두 잊은 채


온기 가득한 방 한구석

눈 날리던 전생을 기억한다


추위에 곱았던 손가락

하나씩 편다


손금에서 진주알이 흩어진다

맨발로 눈길 걷는 사람


발자국을 잃고

등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눈 덮힌 솔길

홀로 고요한 흰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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