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의 눈
잃어버리는 물건들
날마다 늘어난다
꿈 속에 흘리고 다닌 눈물이
많아질 때 마다
검은 기억들이
유리창을 두드린다
창을 닫고
커튼을 치고
안과 밖 모두 잊은 채
온기 가득한 방 한구석
눈 날리던 전생을 기억한다
추위에 곱았던 손가락
하나씩 편다
손금에서 진주알이 흩어진다
맨발로 눈길 걷는 사람
발자국을 잃고
등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눈 덮힌 솔길
홀로 고요한 흰 그림자
다큐멘터리 방송작가였고, PR 매니저였고, 현재 웹진 에디터, 브랜드커뮤니케이터로 일한다. 사람과 세상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며 부지런히 읽고 쓰는 이 삶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