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우리가 떠날 때,
두고 와도 좋을 마음만 챙겨가자
잃어버려도 좋은 구두,
낡아서 방석이 돼버린 머플러까지
시력을 잃고 분노에 찬 독서를 하던
철학자의 노래도 함께 가져가자
바다를 만나면
우리가 그토록 오래 지구와 포옹하던
바다를 다시 만나면
수 많은 밤을 지새며
숨겨 모은 진주, 내던지자
네가 웃는다
해질녘 파도의 높낮이처럼
두 개의 바다가 만나
오래 오래
한 나무가 되었다
다큐멘터리 방송작가였고, PR 매니저였고, 현재 웹진 에디터, 브랜드커뮤니케이터로 일한다. 사람과 세상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며 부지런히 읽고 쓰는 이 삶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