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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LUE NOTE

여행기

by 곽소민

여행기


우리가 떠날 때,

두고 와도 좋을 마음만 챙겨가자


잃어버려도 좋은 구두,

낡아서 방석이 돼버린 머플러까지


시력을 잃고 분노에 찬 독서를 하던

철학자의 노래도 함께 가져가자


바다를 만나면

우리가 그토록 오래 지구와 포옹하던

바다를 다시 만나면


수 많은 밤을 지새며

숨겨 모은 진주, 내던지자


네가 웃는다

해질녘 파도의 높낮이처럼


두 개의 바다가 만나

오래 오래

한 나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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