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6
이틀 전 아나이스김 상께서 우리집에 와서 와인에 취해 1시간 동안 열변을 토하며 말했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보았다.
나는 김상의 모놀로그 보는 기분이었다.
어제 저녁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내내 심장을 조이던 기분에서 서서히 풀려나며... 약간 시니컬해져서
‘정말 고상하기 이를데 없는 사랑이다...’
라고 말했다.
저런건 범상한 사람들의 현실 사랑이
될 순 없다고. 불순물이 끼지 않은 대신,
시대적 상황이라는 장애물만 커다란 사랑.오직 사랑 앞에서만 가질 수 있는 순수성의 폭발. 하이클라스 아가씨와 교육받은 여자 둘의 고차원적 사랑과 이별.
사랑이라는 그 모순되고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액자 속에 눌러 담은 하나의 ‘작품’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미덕과 교훈은
인간들끼리의 평등 그리고 연대의식.
또 하나, 이별하는 자들의 자세.
이별을 선택하는 과감한 용기 등이었다.
사랑하는 이가 자신의 작은 세계를 깨고
뛰어넘을 수 있도록... 비록 그것이 비굴함과 치욕을 느끼게 하는 수단일 지라도.
사랑은 어디에서 부터 오는 걸까?
타인의 아주 미세한 감정선의 변화를 그
사람의 영혼 모두를 목소리, 몸짓, 눈빛에서 모두 읽어내려는 시도. 고도의 예술적 몰입... 그게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그래서 예술가의 관찰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가장 추악하고 더러운 의식의 밑바닥에서부터 형언하기 힘든 아름다운 영혼의 빛남까지 우리는 예술을 대할 때, 사랑을 할 때 그리고 삶을 사랑할 때 느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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